신경민 전 앵커
홍준표 의원까지 뭉개고 김성중 전 노사정 위원장 사퇴 압박
“더 크고 조직적 개입 있었을 것”
“더 크고 조직적 개입 있었을 것”
신경민 전 <문화방송>(MBC) ‘뉴스데스크’ 앵커(현 논설위원)는 25일 “경악스럽다”고 했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으로 물러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정동영 민주당 의원 및 자신과 가깝다는 이유로 2008년 김성중 전 노사정위원장의 사퇴에 개입했다는 증언(<한겨레> 24일 4면)을 접한 뒤였다.
김 전 위원장과 정 의원 및 신 전 앵커는 모두 전주고등학교 동기(1971년 졸업)다. 김 전 위원장이 ‘촛불정국 수습 개각’ 차원에서 교체된 2008년 7월은 신 전 앵커가 정부 비판 성격의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로 이목을 끌던 때였다.
신 전 앵커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과는 친한 친구 사이다. 그가 교체됐을 때 ‘디와이’(정 의원) 때문인 것 같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내가 앵커로서 권력을 비판했다는 사실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생각은 못했다”며 “만일 사실이라면 경악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장·차관이나 공무원을 친구로 둔 언론인은 정부 비판도 하지 말란 소리”라며 “앵커도, 뉴스도 못하게 하고 언론을 말살하겠다는 뜻으로, 기본도 안 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신 전 앵커는 또 “김 전 위원장 교체 당시 노동 쪽 사람들로부터 ‘굉장히 힘 센 사람이 (김성중은) 안 된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교체 불가’ 의견까지 깔아뭉갤 정도의 힘이니까 이영호 전 비서관 급은 아닐 것”이라며 “더 크고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돌았다”고 했다.
신 전 앵커는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당시 홍준표 여당 원내대표의 ‘강추’를 무시하고 노사정위원장을 임기 전에 밀어낸 인물에 대해 들었지만 누군지 몰랐다. 엄청 세다고 수군수군댔다”며 “무단사찰과 인사농단은 친한 법”이라고 말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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