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환 사퇴로 당후보 확정
‘무상급식’ 민감한 주제 우회
‘나경원표 복지’ 부각 전략
‘무상급식’ 민감한 주제 우회
‘나경원표 복지’ 부각 전략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당 후보로 27일 최종 확정된다. 당내 경선 후보 등록을 한 김충환 의원이 26일 사퇴함에 따라 경선이 불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김기현 대변인은 “김충환 의원이 사퇴했는데 후보 확정을 더 미룰 필요가 없게 됐다”며 “나경원 최고위원만을 심사 대상으로 27일 오전 공천심사위에서 후보를 결정하고, 오후 최고위에서 최종 확정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심판론’을 주장하는 야권에 맞서, ‘생활특별시’를 내걸어 ‘정책 중심의 선거’로 끌고 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자신이 지지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최대한 쟁점화를 피하려 하고 있다.
나 최고위원은 이날 <한국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에 대한, 누구누구 심판이라든지 이런 선거로 되는 것은 한마디로 서울시장 선거를 정치선거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철저히 정책선거로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측근들의 부패 연루, 정전 사고, 저축은행 사태 등 여권에 불리한 악재가 쏟아지며 부각되는 정부·여당 심판론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패배한 뒤 물러나 시정 공백을 부른 오세훈 전 시장과의 차별화도 같은 맥락이다. 나 최고위원은 무상급식에 대해 “정치는 조정이다” “시의회·교육감과 원점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혀왔다. 나 최고위원은 그러면서도 “전면 무상급식은 안 된다는 내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해,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나경원표’ 복지공약을 부각시키고 있다. 나 최고위원은 26일 “자치구별로 복지 수준이 들쭉날쭉하다. 출산장려금의 경우 저출산 극복을 위해 중요하지만 구별로 많게는 150배 차이가 난다”며 “출산장려금과 신생아보험 등 복지 서비스 수준을 일정 기준에 의해 (형편이 안 좋은 구에 대해) 서울시와 매칭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최고위원 캠프 비서실장인 강승규 의원은 “공약은 대부분 마련됐다. 공식 후보로 확정되면 정책 시리즈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캠프 참모는 “심판론 같은 정치이슈로 하지 말고, 어떤 후보가 시민을 더 편하게 꼼꼼히 챙길 수 있는가 판단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나 최고위원은 2002년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정책특보로 정계에 입문해, 2004년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뒤 2008년 18대 총선 때 서울 중구에서 재선했다. 대중적 인기를 기반으로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3위로 최고위원이 됐다. 나 의원은 다음달 6일 중앙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하면서 의원직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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