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알맹이 없다” 여 “구체적 비전”
노무현 대통령의 25일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당은 ‘공허한 회견’, ‘앞뒤가 안 맞는 회견’이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국민에게 허전함을 주는 공허한 회견이었다”며 “남은 기대마저 포기해야 할 정도로 내용이 전혀 없어 오히려 절망을 안겨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이 느끼고 있는 고통과 불안, 분노에 대해 대통령은 전혀 문제의 핵심을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음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다만, “대통령이 증세 입장에서 일주일 만에 물러선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양극화 해결의 답도 내놓지 않고 증세, 감세 논란만 언급한 것은 이 정권 아래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며 “본질 회피로 일관한 나머지 알맹이가 없어,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 회견이었다”고 논평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수석부대표도 “빈부격차를 개선하고 빈곤층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는 누구에게 세금을 더 걷을지를 따져야 하는데, 노 대통령이 1주일 만에 아껴쓰겠다는 말로 돌아서 결국 용두사미가 됐다”고 비판했다.
국민중심당은 “신년연설에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 마련을 강조해 놓고, 지금에 와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국민을 혼란에 빠뜨릴 뿐”이라고 밝혔다.
이와 달리, 전병헌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국정운영의 일관성과 자신감으로 안정되고 활기찬 국정비전을 보여줬다”며 환영했다. 전 대변인은 “양극화 해소에서 한반도 평화문제까지 국정 전반에 대해 구체적 비전과 정책의지를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고 설명하는 자리였다”며 “정부가 앞장서야 할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인 역할을 다짐하고 사회적 합의와 협력을 진지하게 구한 것을 환영하며, 이를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정인환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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