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돈은 사회의 선물…돌려주는 게 당연”

등록 2009-03-12 20:13수정 2009-03-12 22:51

‘나눔 전도사’ 윤흡(왼쪽 세번째)씨가 10일 오후 자신이 대표로 있는 광주 광산구 도천동 ㈜한백의 공장에서 직원들과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윤씨는 자신의 선행을 알리고 싶지 않다며 사진 찍기를 한사코 거부했다.  광주/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나눔 전도사’ 윤흡(왼쪽 세번째)씨가 10일 오후 자신이 대표로 있는 광주 광산구 도천동 ㈜한백의 공장에서 직원들과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윤씨는 자신의 선행을 알리고 싶지 않다며 사진 찍기를 한사코 거부했다. 광주/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나눔꽃 캠페인] ‘20여년 기부천사’ 윤흡씨
전기통신업체 운영하며 풀뿌리단체·양로원 등 도와
가난했던 유년이 ‘나눔’ 토양 “어려운 청소년들 돕고파”

10일 오후 광주시 광산구 도천동의 전기·통신업체인 ㈜한백 사무실에서 윤흡(54) 대표를 만났다. 전국 전기·통신업체 1만667곳 중 도급순위 174위를 차지할 정도로 내실 있는 회사지만, 윤 대표의 모습은 담백했다. 20여년 이상 습관처럼 나누는 삶을 살아온 윤씨는 전날 “사진을 내면 (나를) 알리는 일이 된다”며 사진 취재를 완곡히 거절했다. 윤씨는 2007년 10월 한국전기공사협회의 전기 기능인 경진대회장 나눔장터에서 아름다운재단에 “지역의 풀뿌리 공익단체를 위해 써 달라”며 3억원을 내놔 재단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윤씨의 이 거액 기부는 그가 살아오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주변 사람들에게는 전혀 갑작스러운 일도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윤씨는 “같은 업계 사람들에게 나눔에 동행해 달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씨는 전남 함평군 해보면 한 가난한 집의 육남매 중 막내였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새벽이면 신문배달을 하고, 방과후엔 어머니와 연탄을 날랐다. 윤씨는 만화책에 빠져 자주 학교까지 빼먹던 중학교 1학년 때 담임교사의 따뜻한 관심을 잊지 않고 있다. 윤씨는 “그 때 석 달 동안 방과 후에 선생님 댁으로 가 저녁 식사를 하고 돌아오면서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직업훈련소 6개월 과정을 마치고, 전신주를 오르고 철탑을 타는 전기공이 됐다.

29살 때 창업하면서 천주교 봉사모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회원들과 함께 양로원을 찾아다니며 어르신들 목욕도 시켜드리고, 음식도 대접하는 것이 즐거웠다. 윤씨는 30대 초반 우연히 샀던 땅 일부가 시 도로 터로 편입되고 받은 보상금 6800만원을 전남 목포의 한 달동네 성당의 신부에게 맡겼다. 윤씨는 1999년 외환위기가 닥치자 3천만원을 내놓으면서 회사 직원들에게 ‘도시락 기부’를 제안했다. 직원 한 사람이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 오면 회사가 점심값 5천원을 기부금으로 내놓는 방식이었다. 200여명의 직원들은 도시락 기부 1년 만에 6천만원을 모았다. 여기에 돈을 더 보태 9천만원으로 어려운 이들을 도왔다. 윤씨는 지난 연말 어려운 이웃이 많아질 것 같아 ‘도시락 기부’ 종잣돈으로 5천만원을 더 내놨다.

윤씨는 “내가 갖고 있는 돈이 다 내 것은 아닙니다. 돈은 사회에서 받은 선물이니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요”라고 말한다. 2003년 민족사관학교에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장학금 5억원을 내놓은 것도 이런 믿음 때문이다. 윤씨는 “앞으로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 20여 명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그들이 바른 길로 가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윤씨는 인터뷰 끝에 “개인을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눔 문화를 널리 퍼트리기 위해 필요하다”는 간곡한 설득을 받아들여 사진 취재를 허락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 ‘나눔꽃 캠페인’에 참여하세요

‘나눔꽃 캠페인’에 참여하려면 아름다운재단·월드비전·참여연대 중 한 곳에 기부하거나 <한겨레> 구독을 신청하면 됩니다. 구독료 가운데 3000원은 지정 단체에 기부됩니다.

문의:1566-9595, 누리집(http://nanum.hani.co.kr)

나눔캠페인 후원 기업
나눔캠페인 후원 기업

[한겨레 주요기사]

▶ 북 인공위성 발사 다음달 4~8일께
▶ 4년짜리 비정규직…노동계 “개악” 반발
▶ 아소 지지율 반전에 ‘김현희 카드’ 이용
▶ 불경기가 부른 ‘쓰레기 대란’
▶ KT 인턴채용에 석사·경력자 ‘우르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