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대표적인 유적 가운데 하나인 무용총의 <수렵도>는 활달하고 힘찬 고구려인의 기상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테마가 있는 체험학습
요즘 나라 안팎으로 고구려가 ‘붐’이다. 밖으로는 중국이 사회과학원 산하 ‘중국변강사지연구중심’에서 ‘동북공정’이란 이름으로 고구려를 비롯한 한국 고대사를 통째로 들어내 중국사로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항이라도 하듯 안에서는 고구려와 발해로 방송을 가득 채우고 있다.
‘중국 땅에서 일어난 모든 역사는 중국 역사’라는 어불성설을 주장하는 중국학자들의 글은 역사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이 오랜 시간 쌓아온 인문학에 대한 신뢰를 처음부터 무너뜨리는 것이기도 하다.
일이 복잡해질수록 빛을 발하는 것이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바깥에서 벌어지는 하나의 일에 기뻐하고 하나의 사건에 슬퍼하는 것보다는 안으로 우리의 실력을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나 민간단체에서 할 일이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정확한 고구려 역사의 모습을 ‘아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고구려 역사의 흔적은 대부분 중국과 북한에 남아 있어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고구려가 압록강과 요하, 대동강 일대를 주된 활동무대로 삼았던 까닭에 한강 이남에는 큰 규모의 유적이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우리나라에 몇 개의 유적이 있고 또 관련된 전시가 있어 적은 노력으로 고구려 역사의 한 부분을 찾아볼 수 있다. 그 가운에 눈에 띄는 것이 아차산성, 중원고구려비, 온달산성이다.
아차산성은 서울 광진구와 경기도 구리시 일대에 걸쳐있는 아차산에 남아있는 고구려 보루 흔적이다. 90년대 서울대학교에서 한 발굴을 통해 전체 모습이 확인되었다. 약 80여 개 보루 가운데 30여 개가 비교적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있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백제와 대치하던 시절 군사 유적으로 생각된다. 보루에서는 여러 개의 토기와 항아리가 발견되었으며, 특히 온돌 시설이 있어 우리 문화의 원형으로서 고구려 문화를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아차산은 높이가 200m 정도 되는 낮은 산이라 보루를 찾아 등산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보루의 흔적이 많지 않아 안내자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고구려 관련 유적 가운데 가장 뚜렷한 것은 바로 명문이 남아 있는 중원고구려비이다. 충주의 옛 이름 중원의 이름을 딴 고구려비는 높이가 1m 남짓한 작은 비석이지만 많은 글자가 남겨져 있어 고구려의 활동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비석은 마치 중국 집안에 서 있는 광개토대왕비를 축소해 놓은 듯한 모습이며 비문 가운데 ‘高麗 太王’이란 글자가 있어서 고구려 것임을 알 수 있다. 한동안 고구려 비석임을 몰라 벽에 세워두고 대장간에서 쓰기도 했다는 아픈 사연도 갖고 있다. 중원고구려비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근래 새로 놓인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고구려비 옆에는 거의 매일 고구려비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실 문화유산해설사 분이 나와 계신 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온달산성은 아직도 논란 속에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온달과 관련이 있는 산성으로 <삼국사기> 기록에 나오는 온달 장군이 신라를 공격하다 전사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온달이 전사한 산성의 위치를 놓고 광진구의 아차산성과 단양의 온달산성을 놓고 학자에 따라 의견이 나뉘고 있어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단양 지역은 한강 중상류에 해당하는 곳으로 신라와 고구려가 전쟁을 했던 곳이며 근처에 고구려의 돌무지무덤 등이 발견되어 역시 고구려 관련 유적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온달산성은 남한강을 굽어보는 산 정상에 하트 모양을 한 아름다운 산성이다. 조금 올라가기 힘들지만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후련함은 옛 고구려를 다시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원래 고구려 사람들은 성곽 쌓기에 능숙했다. 그래서 수나 당도 고구려의 성곽을 함락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실패의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현재의 온달산성은 고구려가 쌓은 것을 신라가 점령한 뒤 다시 뺏기 위한 전쟁을 벌이다 온달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처에 고구려 관련 전시관이 만들어져 있어 고구려에 대한 공부도 할 수 있다. 고구려와 관련이 있는 유적도 적지만 유물도 드물어 관련 전시관이 많지는 않다. 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 고고관 가운에 고구려 및 발해 전시실이 있어 아쉽지만 고구려의 사람들의 모습을 대략 살펴볼 수 있다. 3층 미술관에는 고구려 것으로 알려진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도 있어 화려하면서도 힘 있는 고구려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많지는 않지만 우리 근처에서도 고구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고구려 유적과 유물을 살펴보기 위해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중국이 저지르는 동북공정의 허구를 쉽게 이해하고 우리의 정당한 논리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고구려를 정확히 아는 것이 말도 되지 않는 동북공정을 극복하는 첫 번째 방법이다. 이번 주말 고구려를 찾아 떠나 보자. * 광진구청 아차산 탐방 프로그램 공원녹지과 02-450-1395, 숲탐방 프로그램과 답사를 동시에 진행한다. 문화체육과 02-450-1320, 향토사학자 김민수 선생님(017-247-6383)과 함께 답사할 수 있다. 10명 이상이면 신청 가능 * 중원고구려비 중부내류고속도로 충주 IC에서 나가 가금 방면으로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그 모퉁이에 있다. 근처에 중앙탑과 중원박물관이 있다. * 온달산성 중앙고속도로 단양 IC를 이용해 59번 국도를 타고 구인사 방면으로 가면 된다. 온달동굴과 전시관이 같이 있다. 온달국민관광지 043-423-8820 * 국립중앙박물관 중앙선, 4호선 이촌역에서 걸어서 10분. www.museum.go.kr. 02-2077-9000 * 서울역사박물관 5호선 서대문역 걸어서 10분. www.museum.seoul.kr, 02-724-0114 * 고구려 고분벽화 특별전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10월22일까지. 청소년 300원, 어른 700원 글·사진 박광일/<아빠의 답사혁명> 지은이 ts@travelstory.co.kr
온달산성은 아직도 논란 속에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온달과 관련이 있는 산성으로 <삼국사기> 기록에 나오는 온달 장군이 신라를 공격하다 전사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온달이 전사한 산성의 위치를 놓고 광진구의 아차산성과 단양의 온달산성을 놓고 학자에 따라 의견이 나뉘고 있어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단양 지역은 한강 중상류에 해당하는 곳으로 신라와 고구려가 전쟁을 했던 곳이며 근처에 고구려의 돌무지무덤 등이 발견되어 역시 고구려 관련 유적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온달산성은 남한강을 굽어보는 산 정상에 하트 모양을 한 아름다운 산성이다. 조금 올라가기 힘들지만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후련함은 옛 고구려를 다시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원래 고구려 사람들은 성곽 쌓기에 능숙했다. 그래서 수나 당도 고구려의 성곽을 함락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실패의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현재의 온달산성은 고구려가 쌓은 것을 신라가 점령한 뒤 다시 뺏기 위한 전쟁을 벌이다 온달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처에 고구려 관련 전시관이 만들어져 있어 고구려에 대한 공부도 할 수 있다. 고구려와 관련이 있는 유적도 적지만 유물도 드물어 관련 전시관이 많지는 않다. 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 고고관 가운에 고구려 및 발해 전시실이 있어 아쉽지만 고구려의 사람들의 모습을 대략 살펴볼 수 있다. 3층 미술관에는 고구려 것으로 알려진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도 있어 화려하면서도 힘 있는 고구려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많지는 않지만 우리 근처에서도 고구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고구려 유적과 유물을 살펴보기 위해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중국이 저지르는 동북공정의 허구를 쉽게 이해하고 우리의 정당한 논리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고구려를 정확히 아는 것이 말도 되지 않는 동북공정을 극복하는 첫 번째 방법이다. 이번 주말 고구려를 찾아 떠나 보자. * 광진구청 아차산 탐방 프로그램 공원녹지과 02-450-1395, 숲탐방 프로그램과 답사를 동시에 진행한다. 문화체육과 02-450-1320, 향토사학자 김민수 선생님(017-247-6383)과 함께 답사할 수 있다. 10명 이상이면 신청 가능 * 중원고구려비 중부내류고속도로 충주 IC에서 나가 가금 방면으로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그 모퉁이에 있다. 근처에 중앙탑과 중원박물관이 있다. * 온달산성 중앙고속도로 단양 IC를 이용해 59번 국도를 타고 구인사 방면으로 가면 된다. 온달동굴과 전시관이 같이 있다. 온달국민관광지 043-423-8820 * 국립중앙박물관 중앙선, 4호선 이촌역에서 걸어서 10분. www.museum.go.kr. 02-2077-9000 * 서울역사박물관 5호선 서대문역 걸어서 10분. www.museum.seoul.kr, 02-724-0114 * 고구려 고분벽화 특별전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10월22일까지. 청소년 300원, 어른 700원 글·사진 박광일/<아빠의 답사혁명> 지은이 ts@travel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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