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진이네 곤충이야기 /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동생이 하는 말, “형아! 곤충박스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그래? 성충이 되었나? 그럼 소리 나는 통을 찾아보자”하면서 동생과 나는 귀를 기울이면서 소리 나는 유충 통을 탐색했다. 조금 있으니 또 바스락 소리가 났다. 장수풍뎅이 유충 통에서 나는 소리였는데 하나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었다. 여기저기서 바스락 바스락 했다. 하나씩 뚜껑을 열어 보았더니 멋지게 성충이 된 장수풍뎅이가 뚜껑 속에 있는 스펀지를 모두 물어뜯어 놓고 뚜껑에 매달려 있었다.
동생이 아니었으면 지난 12월의 참사 이후 또 대참사가 이루어질 뻔했다. 다행히 암컷 장수풍뎅이 3마리가 우화에 성공해서 몸도 다 말리고(표면이 딱딱해지면서 색깔이 밤색으로 변함) 톱밥 속에 들어 앉아 있었다. 등딱지가 ‘반짝반짝’ 빛이 나면서 힘도 세고 건강해 보여 기분이 너무 좋았다.
사육 통을 하나 가져와서 살고 있었던 톱밥과 새로운 톱밥을 물과 잘 섞어서 넣고 놀이목과 먹이구, 곤충젤리를 주었다.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 생각하며, 밀린 숙제도 못하고 세팅을 해주었다. 그런데 장수풍뎅이는 먹지 않고 도망가려고 이리저리 움직였다. 거의 반년 만에 보는 성충이어서 나는 너무 반가웠는데 장수풍뎅이는 새로운 환경이어서 낯설었나 보다.
우리들이 제일 좋아하는 크고 뿔이 멋있는 장수풍뎅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일반 사람들이 키울 수 없을 뻔 했다고 한다. 다행히 사육하는데 성공해서 우리가 흔하게 문방구나 대형마트 같은 곳에서도 볼 수 있고 누구나 키울 수 있게 되었다.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곤충들의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가 하면 또 그것을 지키고 가꾸는 사람들로 인해 곤충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는 자연을 지키고 가꾸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더 이상 멸종되는 곤충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는 곤충도 없었으면 좋겠다.
참! 성충이 된 장수풍뎅이를 기를 때 첫 번째로 주의할 점은 달아나지 못하도록 뚜껑을 잘 덮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김재진/고양 용정초등학교 6학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