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쌍문1동에 있는 옹기민속박물관 지하 1층 옹기전시실 전경. 조선 시대 선조들이 쓰던 각종 옹기들을 다 만날 수 있다.
테마별로 떠나는 체험학습 / 옹기민속박물관
현대 생활에 쓰이는 용기는 대부분 플라스틱이다. 하지만 여전히 쌀, 김치, 간장 등은 투박한 옹기에 보관한다. 모습도 세련되지 않고 깨지기도 쉬운데 왜 옹기를 쓸까? 그런 단점들을 상쇄하는 장점들이 많이 때문이 아닐까? 궁금증을 풀려고 서울 쌍문동에 있는 옹기민속박물관을 찾았다.
옹기민속박물관 속으로
지하 1층은 옹기전시실이다. 장독대 항아리를 비롯해 부엌에서 쓰던 옹기, 물을 긷고 담아둘 때 쓰던 옹기, 농사와 관련된 옹기, 방에서 쓰던 옹기 등 다양한 옹기가 전시돼 있다. 하지만 모양만 보고서 아이가 이해하기는 어렵다. 일상생활에서 볼 수 없는 물건이니 어쩔 수 없다. 하나하나 설명을 했다.
먼저 장독이나 김칫독. 옹기는 발효식품에 제격이다.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우리 음식의 가장 기본적인 양념이 죄다 발효식품이다. 옹기에 들어가면 이들 발효식품이 잘 묵혀져 제 맛이 우러난다. 김치냉장고 광고에도 나오듯 김치가 숨을 쉴 때 그 맛이 더욱 풍부해진다. 부뚜막에서 쓰는 옹기들도 다양하다. 소금, 깨, 고춧가루 등을 넣어두던 양념단지, 술이나 기름 같은 액체를 담는 병 등. 지금은 보기 힘든 시루, 확독, 솥, 뚝배기, 소줏고리(소주 만드는 도구) 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옹기로 만든 물동이도 있다. 아이도 허벅은 아는 체했다. 제주도에서 물 긷던 항아리라는 것이다. 또 곳간에서 쓰이던 좀도리쌀독이나, 씨앗단지, 젓갈독 등도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뒷간(화장실)에는 쓰던 장군과 소매통이 있다. 장군은 똥항아리에 가득찬 똥오줌을 밭으로 나르던 것이고, 소매통은 집 근처의 텃밭에 거름을 줄 때 사용하던 옹기이다.
다음은 2층 민속용품 전시실로 가 봤다. 이 곳에는 조상들의 솜씨가 담긴 목공예품, 짚풀공예품, 종이 공예품, 금속공예품 등이 전시돼 있다. 반닫이, 경대, 화로, 반짇고리 등 방에서 사용한 물건과, 쌍륙, 투전, 고누, 바둑판 등 민속놀이 용품도 많다. 망태기, 태, 동고리, 약연, 약작두, 거도 등 생업과 관련된 용품, 족두리, 관모, 패랭이, 미투리, 둥구니, 짚신 등 의생활용품 등도 만날 수 있다.
구경을 마친 다음에는 도예 교실이나 일일체험 교실에 가 보면 좋다. 대개 금요일 오후나 토요일에 수업이 있다. 물레로 빚어서 여러 형태의 항아리 만들기, 나뭇잎 문양 찍어서 만들기 등 다양한 옹기만들기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사전에 옹기민속박물관 홈페이지(onggimuseum.org)에 들어가거나 전화로 예약을 하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
옹기민속박물관 안내
관람 시간: 오전10시~오후 6시
관람료: 어린이 2천원, 어른 3천원
주소: 서울 도봉구 쌍문1동, (02)900-0900
가는 법: 지하철 4호선 수유역 120번, 170번 버스 이용
글·사진 윤현주/나들이 칼럼니스트 whyr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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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민속박물관 도예 교실에서 한 아이가 물레로 옹기를 빚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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