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능력개발원 ‘진로성숙도 검사’개인의 이해수준ㆍ판단능력 알려줘

양운택의 진로교사 다이어리

양운택의 진로교사 다이어리 /

학생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학생들마다 진로와 직업에 대한 성숙도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바쁜 일과 속에서 삶 전체를 생각해볼 여유를 지니지 못하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런 고민을 하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적절한 기회와 자극을 주지 못한 탓이기도 하다. 이런 습관은 무조건 “상급학교에 진학만 하고 나면 나중에 어떻게 잘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공부도 열심히 해보지 않겠느냐는 충고를 듣고 나니 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간절합니다.” “대학교 때 알바로 했던 학원 강사가 이젠 빼도 박도 못하게 절 조여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직장을 구해야 할지 정말 막막합니다.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병원을 가야 하나요? 어느 기관에 도움을 받을 수는 없나요?”

진로에 대한 고민은 이렇게 사람마다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 개인의 진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개인별 진로성숙도를 측정해 볼 필요가 있다. 진로성숙도 검사는 “미래란 어차피 불확실한 것이므로 직업을 미리 결정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누구에게나 자기에게 알맞은 직업은 단 하나뿐이다”, “어떤 직업을 택해야 할지는 부모님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등과 같은 질문에 응답하면서 한 개인의 진로와 직업에 대한 인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해준다.

검사는 진로 방향을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태도를 보는 것뿐 아니라 능력, 흥미, 가치, 신체적 조건, 환경적 제약 등 진로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개인적 특성에 대한 이해 수준, 진로와 관련된 정보를 활용해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를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판단 능력, 일반적 직업이나 관심을 갖는 직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정도 등도 알게 해준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정보센터(www.careernet.re.kr)에 접속하여 30분 정도의 검사를 하면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여느 사설기관에서 하는 검사도 있다. 학생들은 검사 과정에서 진로선택 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진로성숙도를 높일 수 있다. 또 부모와 교사는 어떤 점에 초점을 두고 진로지도를 해야 할지, 어떤 프로그램을 적용할 것인지도 알 수 있다.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학교 진로지도보다 가정에서의 진로지도가 중ㆍ고교 학생의 진로 성숙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한다. 부모는 자녀의 진로선택을 주도하기도 하고, 자녀가 평생 진로를 개척하는 데 필요한 자질을 길러주는 중요한 축이 되는 것이다.

직업은 사회 변화와 함께 생성ㆍ발전ㆍ소멸한다. 사회 문화의 변화와 함께 예상치 못한 직종들이 유망 직종으로 등장했다가 언젠가 모르게 사라지기 때문에 직업 선호 정도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 학부모와 교사가 학생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많은 위험성을 안고 있다.

또 요즘처럼 다변화된 시대에는 살아가는 동안 진로를 여러 번 바꾸는 등의 변화도 요구되므로 너무 일찍, 좁은 분야에 한정된 진로 준비를 하는 것은 불안할 수도 있다. 이런 환경에서 적절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진로성숙도를 파악하고, 넓은 범위에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양운택 돌마고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