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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육·경제·가족 ‘인생곡선 그리기’
삶 어떻게 설계할지 힌트 던져줘

등록 2008-04-06 16:24

양운택의 진로교사 다이어리
양운택의 진로교사 다이어리
진로 교육
양운택의 진로교사 다이어리 /

일기를 쓰는 학생들이 몇이나 될까? 어제와 오늘을 정리하고 반성하는 것만큼 삶에 도움 되는 일이 없지만 학교와 학원을 오가기 바쁜 아이들로서는 작은 메모조차 부담스러운 때가 많다. 이런 학생들에게 일기쓰기와 같은 효과를 주는 ‘인생 곡선 그리기’ 활동을 권하고 싶다. 수업시간, 조ㆍ종례 시간에 짬을 내서 해볼 수 있는 활동이다.

우선 16절지, 연필, 지우개, 색연필 등을 준비한다. 종이 위에 수평선을 그린 다음, 나이를 기준으로 나눈다. 수평선의 왼쪽 끝에 수직선을 그린 다음, 수평선 위쪽은 ‘행복, 기쁨’ 방향으로, 수평선 아래쪽은 ‘불행, 슬픔’ 방향으로 정하고 각각 10칸을 만든다. 살아온 삶을 회상하며 행복하거나 기뻤을 때의 일은 ‘행복, 기쁨’ 방향에, 불행하거나 슬펐을 때의 일은 ‘불행, 슬픔’ 방향에 점을 찍어 연결한다. 또 앞으로의 삶이 어떨까 예측해 점을 찍어 연결한다. 행복의 정도가 클수록 ‘+10’에, 불행의 정도가 클수록 ‘-10’에 가깝게 점을 찍을 것이다. 곡선 위에 진학ㆍ취업ㆍ직업 선택 등이 필요한 시기에 ‘진로 선택’이라고 표시하고, 그 시기의 나이를 적는 것이다. 각 시기에 이뤄야 할 것들을 교육계획, 경제계획, 가족계획으로 세분화해 적으면 좋다.

교육계획에는 진학 학교ㆍ학과, 자격증 취득, 취미 등을 적게 하고, 경제계획에는 직업ㆍ직장, 주택마련, 결혼 후 자녀교육, 노후 생활비 계획 등을 적는다. 수평선을 자로 재서 연도별로 나눌 필요는 없다. 별 사건이 없었던 시절은 짧게, 사건ㆍ사고가 많았던 때는 길게 표시하면 된다. 이렇게 표시한 점들을 다 연결해 곡선으로 이어 보면 인생 곡선이 완성된다. 이 활동을 다 마친 다음에는 인생 곡선을 그리며 느꼈던 점을 간단히 발표하게 하자.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듣고 어떻게 느꼈는가를 말해 보는 것도 유익하다. 단, 인생 곡선을 그릴 땐 진로계획과 진로결정이 일회적이거나 단기적인 안목에서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생애 전체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걸 반드시 알려줘야 한다.

수업을 진행했던 선생님들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등학교, 특히 수능 대비 시기와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를 슬픈 시기로 표시했고, 그 외에는 슬픈 시기가 없었다”, “고등학교 시기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시기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게 아쉬웠지만 거의 모든 학생들이 미래를 기쁘게 설계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진로계획과 진로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고, 내 삶을 좀더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예전의 경험들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듯 앞으로의 삶을 위해선 오늘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내가 현재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 봐야겠다”, “남에게 떳떳하지 못한 것이 있는지 생각해보기 전에 자신에게 떳떳한가를 먼저 생각해보게 됐다” 등 다양한 소감을 남겼다.

인생 곡선 그리기는 진로계획과 진로결정이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알게 하고 인생을 설계하게 해 준다. 어제와 오늘을 반성하는 기회도 준다. 이 활동은 힘들고 어려운 미래의 시간을 생각해 보도록 함으로써 인생에 시련도 있다는 걸 알려주는 작업이다. 그러면서 학생 스스로 시련을 극복하는 자생력을 기르게 해주는 것이다.


양운택 돌마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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