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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하위권 학생들 ‘체벌보다 상담이 약’

등록 2008-10-05 22:12

 중하위권 학생에게는 교과내용보다 공부법을 일러주는 학습상담의 지혜가 필요하다. 사진은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의 모습. 강창광 기자 <A href="mailto:chang@hani.co.kr">chang@hani.co.kr</A>
중하위권 학생에게는 교과내용보다 공부법을 일러주는 학습상담의 지혜가 필요하다. 사진은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의 모습.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부정적인 피드백 자존감에 악영향
일대일 지도나 멘토링 제도 활용을
시험 뒤 교사들이 할 일은

시험이 끝난 뒤 교사는 다양한 ‘애프터서비스’를 기획한다. 특히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아들고 좌절하는 사춘기 제자들에게는 교사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오지은 서울사대부중 교사(수학)는 시험문제 풀이를 하기 앞서 작은 쪽지를 적어 내게 한다. 원래 목표했던 점수와 이번에 얻은 점수를 쓰고 왜 목표점수에 도달하지 못했는지 이유를 분석하는 내용이다. 기말고사 목표점수도 적고 그 점수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노력할 건지에 대한 다짐도 포함된다. 오지은 교사는 “시험이 끝나고 나면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많이 지치는데 이런 자기반성의 시간을 통해 용기와 의욕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험결과에 대한 교사의 잘못된 반응은 정서적으로 예민한 청소년의 자존감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희정 한국아동상담센터 소장은 “자존감이 낮은 학생들은 자신의 노력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험 등의 문제 해결 상황에서 기대와 행동을 쉽게 포기해 버리고 만다”며 “시험결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학생들은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으며 나아가 학습 무기력이나 시험불안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험이 끝난 뒤 제자들의 성적에 반응하는 교사의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김용태 대구 능인중 교장은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는 체벌말고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교사들이 일부 있다”며 “시험 결과가 나쁘면 교사, 친구 심지어 가족한테도 무시당하는 결과지상주의 사회에서 교사라도 나서서 학생들의 위축된 심리를 보듬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옥 동마중 교사가 시험이 끝난 뒤 하위 10% 학생들과 집중적으로 상담을 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최 교사는 “상위권 학생들은 학교에서, 학원에서 또 부모님까지 이것저것 챙기는 게 많지만 하위권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며 “상담을 하다보면 성적을 올리고 싶어도 공부방법을 모르겠다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 조금만 도와주면 굉장히 신이 나서 공부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학습상담이다. 3학년이 될 때 하위 4%에 속하던 제자는 최 교사와의 상담으로 성적이 크게 올랐다.

시험 결과에 대한 책임있는 피드백을 하기 위해서는 학습태도나 공부습관, 시간관리법 등에 대한 본격적인 학습상담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홍종관 한국학교상담학회 회장(대구교대 교육학과 교수)은 “학교는 기본적으로 학습이 이뤄지는 공간이기 때문에 학교는 학생이 학습에 대해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학습클리닉 등을 찾는 부모들이 많은데 사실 이런 것들은 공교육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학교 현장에서 기초학력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학습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장영신 을지중 교사(수학)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1:1 지도가 필수적인데 수준별 이동수업의 하나로 특별보충반이 열리면서 그게 가능해졌다”며 “10~12명의 학생들은 시험이 끝난 뒤에도 개별지도를 한다”고 말했다. 부산 감만중학교도 세심한 지도가 필요한 기초학력부진학생을 위해 과외 형태의 대학생 멘토링 제도를 운영한다. 이 학교는 이들을 위한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 등도 열고 있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부모들 잔소리 대신 행동으로

“진짜 안 배운 거 맞아?”(X) “교과서에서 찾아보자”(O)

“너 열심히 하는 척만 한 거 아니야? 점수가 왜 이래.”

부모가 자녀의 시험을 평가하는 기준은 대체로 단 한 가지다. 결과만을 본다. 시험에 쏟은 노력과 시간은 결과에 따라 부정되기 일쑤다. ‘사교육비 절약하는 학습법(cafe.daum.net/eduhow)’을 운영하는 김유강씨(<상위 1% 초중고 통합학습법> 저자)는 “시험이 끝난 뒤 부모가 아주 간단한 것만 발견해 줘도 자녀의 다음 시험 성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 교과서와 선생님, 시험의 기본을 일깨워라

“이거 안 배운 거야”, “이거 가르쳐주지도 않은 건데 냈어.” 틀린 문제에 대한 자녀들의 대표적인 변명이다. 내신 시험의 출제 원리를 모르고서 하는 소리다. 교사의 설명이나 교과서의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성실한 수업태도를 의심해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때는 부모가 직접 틀린 문제가 나온 교과서를 찾아 확인시켜주는 게 좋다. 김유강씨는 “교과서에서 시험이 그대로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면 앞으로 시험공부를 할 때 어떻게 공부하면 되는지를 알 수 있고 수업태도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교과서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부모의 간단한 피드백은 모든 시험에 대비하는 공부의 내공을 키우는 효과도 낸다. 내신과 수능 모두 출제의 기본은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 중간고사 석차등급을 계산하라

중간고사 결과는 학생생활기록부에 오르는 게 아니다. 기말고사 결과와 합쳐 평균낸 성적이 최종적으로 학생부에 오른다. 따라서 중간고사 성적표에는 점수와 전체석차만 나올 뿐 석차등급은 없다. 김유강씨는 “고교는 내신등급제를 실시하기 때문에 과목별 등급이 중요한데 대개 부모들은 등급이 표시되지 않는 중간고사는 그냥 넘어가고 등급이 나오는 기말고사때만 신경을 쓰는 일이 많다”며 “중간고사때도 간단히 부모가 석차등급을 산출해 주면 자녀가 기말고사 대비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석차등급을 내는 일은 쉽다. 300명 가운데 50등을 했다면 50을 300으로 나눠 100을 곱하면 된다. 16.6%가 나오면 석차등급표를 참고해 해당 등급을 산출한다. 참고로 16.6%는 3등급이다. 김유강씨는 “등급 안에서도 윗등급에 가까운 성적인지 아랫등급에 가까운 성적인지를 따지면 기말고사때 어떤 과목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지 알 수 있다”며 “조금만 애쓰면 1등급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있을 때 공부하는 아이는 신바람이 난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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