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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아이와의 관계, 내 식대로 예뻐만 해선 안돼

등록 2009-08-16 13:24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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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관희의 학부모코칭

심리학 관련 서적을 뒤적이다가 재미나는 내용을 발견했다. 주디스 시걸(Judith Siegel)이라는 학자의 연구 결과인데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일수록 의사를 적게 찾으며, 따라서 애완동물은 스트레스 상황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어떤 애완동물을 키우는 게 가장 좋을까라는 연구에서는 스트레스를 완화해주는 동물이 개뿐이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아지고, 또한 애완동물 종류도 다양해지는 요즘이다. 이런 세태에 애완동물과의 정서적 교류에 대해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던 차였다. 그의 연구 결과를 보며 정서적 교류의 형태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고양이를 키울 때와 개를 키울 때의 정서적 교류는 어떻게 다를까? 왜 개는 스트레스를 완화해주고 고양이는 그렇지 못할까? 우리 아이와 나의 정서적 교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예전부터 들었던 말이 있다. 고양이는 집을 따르고 개는 사람을 따른다고 한다. 고쳐 말하면 고양이는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자신의 공간에 더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사람이 일방적인 사랑을 줄 수는 있지만 준 만큼 사랑을 돌려받기를 기대하기는 힘든 동물이라는 뜻도 된다.

개는 사람 다음으로 동물들 중에서 가장 영혼의 격이 높다는 말을 한다. 원숭이나 침팬지보다도 높은데 그래서 불가(佛家)에서는 다른 고기도 그렇지만 특히 개고기를 멀리한다고 한다. 영혼이란 것은 본래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말이다. 개가 영혼의 격이 높다는 것은 사람과 영적 교류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닌 줄 안다. 개는 일단 헌신적인 태도로 충성을 다하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어렵고 힘들 때 사람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본능적으로 상당히 적절한 반응을 함으로써 외로운 감정을 완화하는 구실을 훌륭하게 수행한다.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와 완벽한 정서적 교류를 하며 성장한다. 엄마는 아이의 표정 하나로 배고픈지 아픈지 불편한지 알아차릴 수 있다. 아이의 표정 하나로 웃고 신나고 재미있어한다. 다른 포유동물과는 다르게 이런 정서교류의 기간도 대단히 길다. 그동안 아이한테는 자아가 생긴다.

그런데 아이가 그 자아를 주장하기 시작하면 감정 교류가 복잡해진다. 지금까지 좋기만 했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이럴 때 우리 아이와의 정서 교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애완동물과의 관계처럼 내가 주고 싶은 만큼, 내 욕심껏 사랑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내 방식대로 예뻐만 해준다고 관계가 좋아지지 않는다. 모든 엄마는 늘 아이한테 조금이라도 더 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게 해답은 아니다. 감정의 교류는 인간 대 인간으로 주고받는 것이 정확히 똑같을 때 완벽한 사랑을 이룬다. 엄마와 아이도 마찬가지다. 그래야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성장이 가능하다. 즉 아이의 감정 하나하나를 제대로 알아주고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뭉뚱그려서 그저 사랑하고 좋아만 해서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면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애완동물을 키우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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