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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부정을 뜻하는 부사와 어미

등록 2009-08-30 15:02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
[난이도 수준-중2~고1]

63. 장면과 심리 표현
64. 능력과 의지에 따른 부정 표현
65. 지역과 사회에 따라 다른 말

※ 아래 글 밑줄 친 부분에서 ‘하지 않음’이나 ‘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표현이 아닌 것은?

나는 비슬비슬 일어나며 소맷자락으로 눈을 가리고는 얼김에 ‘엉!’ 하고 울음을 놓았다. 그러나 점순이가 앞으로 다가와서,

“그럼 너 이담부터 ㉠ 그럴 테야?”

하고 물을 때에야 비로소 살길을 찾은 듯싶었다. 나는 눈물을 우선 씻고 뭘 안 그러는지 명색도 모르건만,


“그래!”

하고 무턱대고 대답하였다.

“요담부터 또 그래 봐라. 내 자꾸 ㉡살게 굴 테니.”

“그래그래. 인젠 ㉢ 그럴 테야.”

“닭 죽은 건 염려 마라. 내 ㉣ 이를 테니.”

그리고 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푹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그만 아찔하였다.

“너 말 ㉤말아.”

“그래.”

조금 있더니 요 아래서,

“점순아, 점순아. 이년이 바느질을 하다 말구 어디 갔어?” 하고 어딜 갔다 온 듯싶은 그 어머니가 역정이 대단히 났다.

- 김유정, ‘동백꽃’

① ㉠ ② ㉡ ③ ㉢ ④ ㉣ ⑤ ㉤

우리말에서 ‘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표현은 부정 부사 ‘안’을 사용하거나 보조 용언 ‘-지 아니하다’를 사용한다. 또한 ‘할 수 없음’은 부정 부사 ‘못’을 사용하거나 보조 용언 ‘-지 못하다’를 사용하여 나타낸다. ‘하지 않음’은 의지를 부정하는 것이며, ‘할 수 없음’은 능력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 표현은 종결 표현이나 서술어의 종류에 따라 일정한 제약을 받기도 하는데, 명령문에서는 ‘말다’를 사용하며 ‘모르다’와 같은 심리 동사에서는 ‘안’을 사용할 수 없다. 위 글에서 ㉠, ㉢, ㉣은 의지 부정문이며, ㉤은 행위를 하지 않도록 명령하는 부정문이다. 이에 비해 ㉡은 외형상 능력 부정처럼 보이나, ‘못’과 ‘살다’가 ‘성가시고 견디기 어렵게 하다’라는 새로운 뜻의 단어로 쓰이므로 부정 표현이라고 할 수 없다.

※ 다음 두 문장의 의미 차이를 설명해 보자.

㉠ 그는 공부를 못 했다.

㉡ 그는 공부를 못했다.

허재영 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hjy435@hanmail.net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답안

㉠은 부사 ‘못’이 ‘하다’를 부정한 문장이며, ㉡은 ‘못하다’가 한 단어로 쓰인 문장이다. 따라서 ㉠은 ‘그는 공부를 하였다.’를 부정한 문장으로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는 뜻인 데 비해 ㉡은 ‘그는 공부를 잘했다.’와 반의 관계에 있는 문장이다. 이처럼 두 단어가 합쳐져 전혀 새로운 뜻의 단어가 형성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형성된 단어는 부정의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귀하지 아니하다’에서 형성된 ‘귀찮다’는 ‘성가시다’의 뜻으로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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