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복 교사의 인문학 올드 앤 뉴
안광복 교사의 인문학 올드 앤 뉴 /
[난이도 수준-고2~고3] 19. 다윈이 <이기적 유전자>를 읽었다면
20. 100년 뒤에 사람들은 무엇으로 돈을 벌까? - 소유의 사회학
21. 천재의 조건 - 노력일까, 재능일까? 〈진보와 빈곤〉 헨리 조지 지음, 김윤상·박창수 풀어씀, 살림.
〈소유의 종말〉 제러미 리프킨 지음, 이희재 옮김, 민음사.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했다. 허둥지둥 떠나는 상황, 여행 준비가 제대로 되었을 리 없었다. 사람들은 금세 굶주림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러자 신은 하늘에서 먹거리인 만나를 내린다. 양도 충분해서 모든 이들이 먹고도 남을 정도였다. 기독교 <성경>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이다. 경제학자인 헨리 조지는 이야기를 살짝 비틀어 버린다. 만약 만나가 떨어지던 사막이 개인 땅이었으면 어땠을까? 어떤 사람이 100평방마일을 갖고 있고 대부분은 땅 한 조각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신이 만나를 내려주어 봤자 아무 소용 없다. 개인 땅 100평방마일에 떨어진 만나는 엄연히 ‘개인 소유’이기 때문이다. 거기 떨어진 만나에 주인 허락 없이 손을 댔다간 도둑으로 몰릴 터다. 땅주인은 자기 땅에 떨어진 만나를 주워 모아 배고픈 이들에게 팔고, 헐벗은 사람들은 가진 것을 탈탈 털어 먹을거리를 산다. 그러다가 결국 사람들은 아무것도 내놓지 못하는 지경까지 몰리고 만다. 그렇다면 주인은 어떨까? 사람들이 가난해질수록 만나도 팔리지 않는다. 주인은 만나가 ‘과잉생산’되었다며 한숨을 쉰다.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배를 곯고, 반대쪽에서는 엄청난 만나가 쌓인 채 썩어가는 어이없는 상황이다. 헨리 조지가 평생 고민했던 문제는 한 가지였다. 경제는 언제나 커나가고 산업도 발전해간다. 그럼에도 왜 가난은 사라지지 않을까? 나라가 부자여도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헨리 조지가 찾은 답은 간단하다. 땅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의 이익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장사를 잘해도 건물 주인이 집세를 올려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다. 벌이가 좋아지면 일터와 집이 들어선 땅의 주인들은 더 많은 대가를 요구하지 않던가. 땅을 개인들이 차지하고 있는 한, 사회가 잘살게 되어도 사람들 대부분은 굶주릴 수밖에 없다. 사막의 땅이 개인 것이라면 신이 만나를 떨어뜨려도 대다수는 주린 배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과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게다가 땅이 없는 사람들은 노예와 다를 바 없다. 로빈슨 크루소를 예로 들어보자. 무인도에서 그는 프라이데이라는 흑인 소년을 만났다. 바다에 갇혀 있는데다가 섬 자체를 이미 로빈슨 크루소가 차지한 상황, 프라이데이는 로빈슨 크루소의 것을 건드리지 않고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로빈슨 크루소가 섬을 갖고 있다면 프라이데이도 그의 것이다. 땅 없는 사람들의 처지는 프라이데이와 별다를 바 없다.
〈진보와 빈곤〉, 〈소유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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