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만배 사전영장 청구…녹취록 반박 논리 ‘허점’ 찌를까

김씨 쪽 변호인 “녹취록 증거로 구속영장 청구…강한 유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치고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12일 청구했다. 김씨를 뇌물 공여 혐의 등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지 하루만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이날 뇌물 공여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 혐의로 김씨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특혜를 받는 대가로 5억원을 뇌물로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검찰은 김씨를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에 대한 공범으로 판단했다. 유 전 본부장은 뇌물을 받고 화천대유에 개발 사업 이익을 몰아주면서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변호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조사 하루만에 (검찰이)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심도깊은 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해야 할 사건임에도, 정산 다툼을 벌이던 정영학 회계사가 몰래 녹음한 신빙성이 의심되는 녹취록을 주된 증거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날 조사에서 김씨에게 녹취록을 제시하거나 녹음을 들려 주지 않고 조사를 진행한 것은 법률상 보장된 피의자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다. 구속영장 심문을 충실시 준비해 억울함을 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씨는 지난 11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뇌물공여 혐의 조사를 받은 뒤 14시간 만인 12일 새벽 0시30분께 검찰청을 떠났다. 김씨는 조사 내내 동업자였던 천화동인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 내용과 이를 토대로 불거진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14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손현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