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집중호우 상황과 서울시 대처
이명박 시장 ‘폭우속 테니스’ 논란
이명박 서울시장이 지난 2004년 7월 제헌절에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폭우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실내 테니스를 즐겼다는 보도(<한겨레> 3월22일치 3면·일부지역 1면)와 관련해 서울시가 22일 즉각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비상 상황이 끝난 뒤 테니스를 쳤다는 서울시 쪽의 해명과는 엇갈리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병일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당시 이 시장이 오전 9시께 출근해 폭우 피해상황과 기상예보를 점검했으며 오전 10시 이후 보도부터 비가 안 온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또 “이 시장이 테니스를 친 시각은 기록상 오후 2시이지만 실제 친 것은 오후 3시 이후였고, 호우주의보가 이미 오후 2시에 해제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근무일지를 보면 비 피해에 대비한 시의 재해대책 근무가 해제된 것은 호우주의보 해제보다 훨씬 뒤인 오후 4시30분으로 기록돼 있다. 또 이튿날 아침 8시 잠수교가 재침수되는 등 상류지방에 내린 폭우의 여파는 계속되고 있었다.
또 전날 발령된 호우주의보가 7월17일 오전 8시30분에 해제된 뒤 2시간 만인 낮 12시 다시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가 오후 2시 해제되는 등 기상변화가 심한 상태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호우주의보가 몇 시간만에 다시 발령되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그만큼 예측이 힘든 상황이었음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당시 시간별 강우량을 보면, 오전 9시대에 시간당 3㎜였던 빗줄기가 10시대에 7.5㎜, 11시대에 14.5㎜ 등으로 다시 굵어지는 등 오락가락했고 이날 전체 강수량은 38㎜였다. 비는 오후 3시19분에야 그쳤다.
김 대변인은 “테니스 장소가 시청으로부터 약 5분 거리, 재해대책본부로부터 2분 거리였고, 수행 비서가 재해대책본부 상황실·시 당직실 등과 연락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용현 조기원 전진식 기자 pi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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