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최연희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참석한 뒤 굳은 표정으로 법원을 나서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현장] ‘성추행범’ 최연희 의원 공판 일문일답
술자리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불구속 기소된 최연희(62) 의원의 첫 공판이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황현주) 심리로 열렸다. 최 의원은 이날 공판에서 “만취해 노래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고 항변했다. 다음은 변호인신문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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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 혐의 요지는 피고인이 술에 취해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피고인은 피해자 이아무개 기자가 과일을 집으려고 앞으로 몸을 숙이는 순간 뒤에서 손을 집어넣어 몸의 일부를 움켜쥔 사실이 있나?
최 의원 : 기억은 안 나지만 다투지는 않겠다
변호인 : 1차 식사 끝날 무렵 만취했나?
최 의원 : 그렇다. 두 분(*박근혜 대표와 이규택 최고위원*)이 가시는 줄도 몰랐다. 누가 부축해서 노래방에 갔다. 평소 2차 안가는데 그날도 귀가하려다 이규택 최고위원이 “총장이 손님이 계시는데 끝까지 모셔야지 자꾸 도망가면 돼냐”고 해서 옮긴 것이다.
변호인 : 당시 상황이 기억안나므로 혐의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지요? 최 의원 : 그렇다. 공인으로 자숙하고 있고 그 사건 뒤로 술을 한 방울도 안마시고 금주중이다.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죽음도 생각했고 대인기피증·우울증을 앓아 전문의 치료중이다 변호인 : 피해자에 반성하고 사죄하나 최 의원 : 그렇다. 변호인 : 평소에는 술 취하면 부인의 무릎을 베고 잠이 들죠? 최 의원 : 그렇다
# 판사 추가 질문 ......................................................................................... 재판장 : 1차는 몇시에 끝났나? 최 의원 : 정확히 기억안나는데 2시간 정도 걸린듯. 10시쯤 끝난 것 같다. 재판장 : 노래방에서 언제까지 있었나? 최 의원 : 기억 안난다. 누워서 잠든 듯. 재판장 : 평소 주량보다 굉장히 많이 마신 것 같은데? 최 의원 : 주량은 소주 5잔이나 폭탄 3잔 정도. 그런데 그날은 양주 스트레이트 7∼8잔에 폭탄주 7∼8잔 마셨다. 2차 안가는 게 원칙인데 이규택이 가지 말라고 해서. 그 당시 몸상태 안좋았다. 그런데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마음의 긴장도가 풀어졌다. 술 마시는게 자유롭지 못했다, 마음대로 거절할 수 없었다. 재판장 : 평소에도 술을 자주 마시나? 최 의원 : 아니다. 마실 시간도 없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재판장 : 이만한 양이면 보통사람 먹기에 많은 양 같은데? 최 의원 : 기자분들하고 모이면, 그분들 다 젊지 않나. 거기 따라가려면 이런 일 생길 수도. 어쨌든 제 잘못이죠. ................................................................................................................... 최 의원의 변호인은 신문이 끝난 뒤 ‘형법10조’에 의거해 감경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이 심신미약 상태라 사물을 판별할 능력이 없어 형을 감경해야한다는 취지였다. 이에 판사는 “형법10조가 전제되려면 최 의원의 평소 주량이 밝혀져야한다”고 답했다. 이에 변호인은 “최의원이 술 못먹는 체질임을 입증하기 위해 디엔에이조사 등 체질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체감정 촉탁을 받아들일 지 여부를 당장 결정하기 어렵고 다음 재판기일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공판 뒤 근황을 묻는 기자들에게 “답답하게 지내죠 뭐, 할 말 없습니다”라며 말을 사렸다.
<한겨레>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변호인 : 당시 상황이 기억안나므로 혐의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지요? 최 의원 : 그렇다. 공인으로 자숙하고 있고 그 사건 뒤로 술을 한 방울도 안마시고 금주중이다.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죽음도 생각했고 대인기피증·우울증을 앓아 전문의 치료중이다 변호인 : 피해자에 반성하고 사죄하나 최 의원 : 그렇다. 변호인 : 평소에는 술 취하면 부인의 무릎을 베고 잠이 들죠? 최 의원 : 그렇다
# 판사 추가 질문 ......................................................................................... 재판장 : 1차는 몇시에 끝났나? 최 의원 : 정확히 기억안나는데 2시간 정도 걸린듯. 10시쯤 끝난 것 같다. 재판장 : 노래방에서 언제까지 있었나? 최 의원 : 기억 안난다. 누워서 잠든 듯. 재판장 : 평소 주량보다 굉장히 많이 마신 것 같은데? 최 의원 : 주량은 소주 5잔이나 폭탄 3잔 정도. 그런데 그날은 양주 스트레이트 7∼8잔에 폭탄주 7∼8잔 마셨다. 2차 안가는 게 원칙인데 이규택이 가지 말라고 해서. 그 당시 몸상태 안좋았다. 그런데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마음의 긴장도가 풀어졌다. 술 마시는게 자유롭지 못했다, 마음대로 거절할 수 없었다. 재판장 : 평소에도 술을 자주 마시나? 최 의원 : 아니다. 마실 시간도 없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재판장 : 이만한 양이면 보통사람 먹기에 많은 양 같은데? 최 의원 : 기자분들하고 모이면, 그분들 다 젊지 않나. 거기 따라가려면 이런 일 생길 수도. 어쨌든 제 잘못이죠. ................................................................................................................... 최 의원의 변호인은 신문이 끝난 뒤 ‘형법10조’에 의거해 감경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이 심신미약 상태라 사물을 판별할 능력이 없어 형을 감경해야한다는 취지였다. 이에 판사는 “형법10조가 전제되려면 최 의원의 평소 주량이 밝혀져야한다”고 답했다. 이에 변호인은 “최의원이 술 못먹는 체질임을 입증하기 위해 디엔에이조사 등 체질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체감정 촉탁을 받아들일 지 여부를 당장 결정하기 어렵고 다음 재판기일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공판 뒤 근황을 묻는 기자들에게 “답답하게 지내죠 뭐, 할 말 없습니다”라며 말을 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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