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도인수식…실록47책 공개
월정사쪽, 서울대 상대 소송준비
월정사쪽, 서울대 상대 소송준비
도쿄대에서 반환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의 정식 인수식이 열린 가운데 오대산본 실록의 원래 소장지 반환을 요구해온 단체가 서울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93년 만에 귀국한 조선왕조실록이 법정다툼에 휘말릴 전망이다.
조선왕조실록 환수위원회(환수위)의 공동의장인 정념 스님(월정사 주지)은 1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오대산본 실록의 소장·관리처에 대해 법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념 스님은 “1965년 한-일 협정으로 국가기관은 이미 일본에 대한 문화재 반환 요구권이 소멸된 상태”라며 “유일하게 실록의 환수와 보관을 주장할 수 있는 곳은 실록의 최종 보관처였던 월정사”라고 주장했다. 환수위 간사인 혜문 스님도 “(서울대를 상대로) 소송을 하기 위해 이미 소장을 작성한 상태이며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소송을 제기하는 모양새가 국민들에게 불교계의 이권 챙기기로 비칠 우려도 있어 월정사 쪽에 실록의 소장을 포기하고 제3의 기관에 소장권을 넘기는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대산본 실록은 현재 서울대, 환수위, 문화재청의 3자 협상에서 “소유는 국가가 하고 보관은 당분간 서울대 규장각, 최종 소장·관리처는 문화재청에서 지정한다”고 협의가 끝난 상태다.
한편, 서울대는 이날 오전 규장각 1층 강당에서 인도인수식을 열고 귀환한 실록 47책을 공개했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축사에서 “오늘은 서울대와 도쿄대의 합의로 선조들이 남긴 뛰어난 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이 반환되는 뜻깊은 날”이라며 “서울대는 조선왕조실록의 보존과 연구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대산본은 오는 19일 문화재위원회 국보분과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국보로 지정예고될 계획이다. 이정국 이재명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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