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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이명박 LKe뱅크 사퇴, 가공인물 임원 내세워

등록 2007-11-02 08:23수정 2007-11-02 10:03

BBK 사건 흐름
BBK 사건 흐름
주총 의사록 입수…이명박 의장석 앉아 보고
선임, 인감 찍고 공증까지…‘BBK’ 옥죄던 때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엘케이이(LKe)뱅크의 대표이사직을 사퇴하면서 가공의 인물들을 임원으로 내세운 의문투성이의 주주총회 의사록이 입수됐다. 특히 이 의사록엔 이 후보의 직인이 담겨 있고, 공증까지 거친 자료여서 이 후보가 이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겨레>가 1일 입수한 엘케이이뱅크의 2001년 4월18일 임시주주총회 의사록에는 가공의 인물들이 회사 임원진으로 채워지는 상세한 과정이 묘사돼 있다. 이날 오전 9시 ‘본점 회의실’에서 열린 것으로 기록된 임시주총에서 이명박 대표이사는 의장석에 앉아 엘케이이뱅크의 영업실태를 소상히 설명하고, 대표이사인 본인과 김백준 이사, 김희인 감사가 사임한다고 보고한다. 이후 의장 지위를 넘겨 받은 김경준씨는 미국 국적의 래리 롱(64년생)을 대표이사로, 도린 그렉(67년생)과 로즈마리 베르나(54년생)를 각각 이사와 감사로 선임한다고 결의한다. 그리고 이 결의를 증명하기 위해 이명박 후보를 비롯한 4명의 전·현직 이사들이 자기들의 이름 옆에 인감을 찍었다. 이 의사록은 주총 다음날인 2001년 4월19일 ㅅ공증사무소에서 공증까지 받았다.

문제는 엘케이이뱅크의 새로운 경영진으로 선임된 사람들이 신원이 불분명한 가공의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이런 사실은 이 후보 쪽이 김경준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확인된다. 이 후보의 소송 대리인인 김백준씨는 미국 캘리포니아지방법원에 낸 소장에서 “김경준의 친구인 래리 롱은 자신의 (대표이사) 임명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나머지 도린 그렉 등도 허구의 인물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결국 이 후보는 가짜 의사록에 날인을 한 셈이다.

이에 대해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직인은 이 후보 개인 것이 아니라 법인 인감이어서 김경준이 관리했으며 의사록 역시 김경준에 의해 임의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후보는 이런 회의에 참석한 바 없으며, 래리 롱 등은 엘케이이뱅크의 새로운 대주주인 에이엠파파스에서 선임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에이엠파파스는 실체가 없는 ‘페이퍼 컴퍼니’인데다, 이 후보는 여전히 엘케이이뱅크의 주식 20%를 지닌 대주주였다는 점에서, 이 후보가 후임 대표이사의 존재도 확인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만약 이 후보가 이런 사실을 알고도 허위이사를 등재했다면 형법 제228조 ‘공정증서원본 부실기재죄’에 해당한다. 김경준씨는 지난 8월15일, <한겨레21>의 의뢰를 받은 데이비드 백 변호사와 한 인터뷰에서,“이 후보가 (외국인 이사 선임을) 몰랐을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렇다면 엘케이이뱅크는 왜 그 시점에서 갑자기 회사 경영진을 가공의 인물들로 채워넣었을까. 당시는 금융감독원이 비비케이의 펀드운용보고서 위·변조 사건을 조사하면서 엘케이이뱅크에도 칼끝을 겨누던 시점이었다. 금감원 조사에서 비비케이와 엘케이이뱅크가 연계된 사실이 확인되면 대표이사였던 이 후보도 책임을 모면하기 어려운 처지였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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