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법무실장이었던 이종왕 법률고문이 김용철 변호사의 부인이 보낸 협박성 편지에 잘못 대응했다며 이를 책임지고 사직한다고 밝혀 이 편지의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고문은 지난 9일 사직하면서 삼성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김용철 변호사의 행위로 회사가 곤경에 빠진 것은 저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김 변호사의 부인이 지난 8~9월 세 차례에 걸쳐 협박성 편지를 회사에 보내 왔을 때 제가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고문은 "편지 내용이 근거없는 황당한 주장이었다"며 "순간의 화를 모면하려고 적당히 타협하면 그것이 빌미가 돼 나중에 더 큰 화가 된다고 판단해 회사에 대응하지 말 것을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이 고문은 이어 "경영진은 저의 의견을 존중해 이 불온한 편지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제가 잘못 판단해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삼성은 이달 6일 김 변호사의 폭로에 대해 반박 자료를 내면서 편지 내용의 일부를 공개한 바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김 변호사의 부인은 편지에서 "삼성에 관한 좋지 않은 정보를 공개해서 우리가 당한 만큼 밟아줘야 한다면, 제가 그렇게 할 겁니다" "지금도 김 변호사 이름으로 주식도, 통장도 있겠죠. 김용철은 왜 검찰에, 금감원에 고발하지 않을까? 왜 그냥 내 주식이라고 우기지 않을까" "이달 8월로 김에 대한 대우가 끝나나요. 김의 이름으로 된 주식도 처분했다죠" 등의 발언을 했다.
이와함께 모 주간지는 최근호에서 김 변호사 부인이 김 변호사가 삼성에 재직할 당시 그의 상관이었던 A씨가 자신을 감시, 농락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A씨는 김 변호사의 회사생활 적응 등과 관련해 김 변호사 본인 및 부인의 부탁으로 3번 김 변호사의 부인을 만났을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삼성 법무실 소속 이수형 상무보는 11일 기자들에게 "김 변호사의 부인이 명시적으로 금전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삼성의 비리를 주장하며 돈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협박성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와관련해 그동안 언론 인터뷰에서 부인이 보낸 편지를 이유로 삼성이 "우리를 부부공갈단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변호사측의 편지가 쟁점으로 부상함에 따라 삼성과 김 변호사의 '진실 공방'은 사생활 영역으로 번지며 감정 싸움 양상을 띠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현경숙 기자 ksh@yna.co.kr (서울=연합뉴스)
또 삼성 법무실 소속 이수형 상무보는 11일 기자들에게 "김 변호사의 부인이 명시적으로 금전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삼성의 비리를 주장하며 돈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협박성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와관련해 그동안 언론 인터뷰에서 부인이 보낸 편지를 이유로 삼성이 "우리를 부부공갈단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변호사측의 편지가 쟁점으로 부상함에 따라 삼성과 김 변호사의 '진실 공방'은 사생활 영역으로 번지며 감정 싸움 양상을 띠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현경숙 기자 ks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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