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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의문의 두 얼굴…‘총기탈취’ 용의자

등록 2007-12-13 19:44수정 2007-12-13 22:19

김철주 인천지방경찰청장이 지난 12일 인천 남동구 인천지방경찰청 1층 브리핑실에서 강화도 총기 탈취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김철주 인천지방경찰청장이 지난 12일 인천 남동구 인천지방경찰청 1층 브리핑실에서 강화도 총기 탈취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중산층 가정·대학원 졸, 친절·동호회 활동 활발
“정신과 치료·다중인격” 운운 치밀한 범행·상대 배려 없어
수사당국, 정신적 장애 꾸밀 가능성도 수사

강화도 총기 탈취 사건의 용의자 조아무개(35)씨가 우울증으로 인해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군·경 합동수사본부가 13일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우울증에 따른 범죄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주변 사람들도 조씨가 코란도 승용차 동호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등 ‘외톨이’가 아니었다고 말해, 이런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가 왜 끔찍한 살인과 총기 탈취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여전히 의문에 싸여 있다.

■ 우울증에 따른 범행?=정혜신 정신과 전문의는 “조씨에 대해 정신과적 판단을 내릴 근거가 아직 많지 않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외부와의 단절을 겪으며 자해적 성향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울증이 이런 형태의 범죄로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조씨의 범행이 치밀하게 계획됐다는 점에서 우울증과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많다. 수사본부는 조씨가 강도를 할 목적으로 1년 전부터 회칼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영철 교수는 “이번 사건은 우울증과 관계 없는 것으로 보이고, 조씨의 핑계로 여겨진다”며 “무엇보다 범행이 계획적이고 치밀하다는 점에서 충동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계획적 범죄를 저질렀다가 사회문제화되니까 동정을 이끌기 위해 핑곗거리로 우울증을 찾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조씨는 “강도를 할 목적으로 총을 빼앗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는 조씨의 행동이 단순한 충동이 아니라, 2차 범행을 염두에 뒀다는 것을 뜻한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실연과 실패 등 사회 전반에 대한 불만 등도 작용했겠지만,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한 2차 범행 목적이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 다른 이유 없나?=조씨는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 대학원까지 나온 고학력자다. 금·은 제품류를 수입·제조하는 회사에서 근무했고, 자신이 직접 회사를 차려 경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씨는 범행 당시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의 반지하 1층에서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5만원을 내고 살고 있었다. 월세를 몇달 동안 내지 못했고, 지난해 3천만원을 사기당하기도 했다. 조씨의 누나는 “김포공항에서 귀금속 가게를 운영할 때 아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줬다고 들었는데, 그걸 떼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매주 집에 왔고, 집에 올 때마다 돈도 쥐어줬다”고 말한다. 30대 중반의 조씨가 경제적 곤궁을 해결하는 2차 범행을 위해 총기를 탈취하려 했을 개연성이 있다.


조씨의 셋방에서 공기총이 발견됨에 따라 ‘총기 집착’이 범행 동기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김철주 군·경 합동수사본부장은 “평소 총기에 집착하던 피의자는 총을 빼앗아 강도에 사용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가 총기 그 자체에 집착한 것이 아니라, 총기를 2차 범행의 ‘도구’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 주변의 평가=조씨의 부모는 “아들이 평소 얌전하고 말수가 없는 편”이라며 “사회에 대한 불만 같은 것도 얘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누나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친구는 한두 명 정도 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정신과 치료 등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 조씨와 함께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했던 장아무개(37)씨는 “조씨는 아는 사람이 많고 발이 굉장히 넓은 사람”이라며 “항상 전화를 여기저기 하는 등 활발했다”고 전했다. 조씨는 또 코란도 승용차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자신의 차를 스스로 개조하기도 했다. 조씨의 셋방 주변 사람들은 “주로 새벽에 돌아다녔고, 자동차에 흙이 묻어 있는 등 차를 몰고 먼 곳으로 다닌 것 같다”고 전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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