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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건희 회장 소환 임박했나’ 당혹

등록 2008-02-14 23:16수정 2008-02-15 10:47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뒷좌석 앉은 이)이, 14일 밤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서 나와 이완수 변호사(앞 좌석 왼쪽)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떠나고 있다. 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뒷좌석 앉은 이)이, 14일 밤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서 나와 이완수 변호사(앞 좌석 왼쪽)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떠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술렁이는 삼성그룹, 특검 수사 방향에 촉각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의 특검 출두는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철저한 보안 속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전략기획실 한 임원은 “이 부회장이 특검에 나가면서 법무팀과 비서팀 몇몇 사람들 말고는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도록 지시하는 바람에 우리도 언론보도를 통해 소환 사실 알았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 임직원들은 특검 수사가 예상보다 일찍 그룹의 핵심 수뇌부를 겨냥하며 속도를 내는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검이 이날 이 부회장 소환에 앞서 삼성전자 수원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이건희 회장 일가의 과세 자료를 확보하려고 국세청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런 속도라면 김인주 사장(전략기획실 차장), 최광해 부사장 등 그룹 핵심 수뇌부 줄소환은 물론 이건희 회장의 소환도 임박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룹의 사령탑인 전략기획실은 핵심 의사결정권자들의 잇단 소환으로 당분간 업무가 마비될 지경에 놓였다. 전략기획실 한 간부는 “지금도 사실 어떤 대응 방안도 마련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앞으로 당분간 보고할 사람도 보고받을 사람도 없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 소환을 두고 “특검 수사가 물증과 증언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압박성 소환’ 카드를 꺼낸 게 아니냐”, “이 부회장을 불러 확인할 만큼 특검 수사에서 확실한 진척이 있는 게 아니냐”는 등 다양한 해석이 흘러나온다. 한 계열사 임원은 “설 연휴 뒤 특검의 수사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렇게 빠르게 진행될 줄 몰랐다”며 “주요 계열사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런 사태가 벌어져 더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특검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특검 수사 뒤 주요 계열사 임원 인사는 물론이고 굵직굵직한 사업 현안 결정도 대부분 미뤄놓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각 계열사 현업 부서에서는 하루빨리 수사가 마무리돼 경영 공백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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