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씨 4일 영장 실질심…노씨 “돈 받은 일 없다”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비리를 수사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2일 세종증권이 농협에 인수되도록 힘을 써주고 정화삼(62·구속)씨 형제와 함께 30억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66)씨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4일 오전 10시30분 영장 실질심사를 열어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검찰은 노씨가 2005년 초 정씨 형제와 공모해, 정대근(64·수감 중) 당시 농협 회장에게 세종증권 인수 청탁을 하고 정씨 형제가 홍기옥(59·구속) 세종캐피탈 대표한테서 받은 30억원을 나눠 갖기로 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노씨의 진술과 확보한 증거를 대조·검토한 결과, 금품 수수를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사안이 중대하고 도망이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씨 형제와 홍 대표를 조사하면서 ‘30억원 중 노씨 몫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노씨가 로비 과정에서 핵심적 구실을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노씨를 정씨 형제의 ‘포괄적 공범’으로 판단해 영장에 수수액을 30억원으로 기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30억원 가운데 상당액이 아직 쓰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정씨 형제가 개장한 성인오락실 수익금 등 수억원이 노씨 쪽에 건너간 정황을 잡고 정확한 수수액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조사를 받고 이날 새벽 봉하마을로 내려온 노씨는 “검찰은 나에게 혐의가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돈을 받은 일이 없고 당당하다”며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세종증권 인수와 휴켐스 매각 의혹 조사를 위해 이날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 사무실과 엔에이치투자증권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의 탈세 및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세종증권 주식 매매 혐의와 관련해 1일에 이어 태광실업 등의 재무담당 임원들을 불러 조사했다. 또 박 회장이 2005년 세종증권 주식을 110억원어치 사들인 ㅅ증권 김해지점을 압수수색하고 당시 지점장을 체포해 조사했다. 김남일 김지은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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