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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노무현 두번째 글…‘추측’만 부채질

등록 2009-04-09 20:59

“지지자 자제 부탁”-“검찰 향한 항변” 측근들 해석도 제각각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누리집(홈페이지)을 통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돈을 받았다고 고해성사를 한 지 하루 만에 또다시 글을 올렸다. 지난 7일 오후 첫번째 글이 국민들을 향해 자신의 과오를 인정한 사과문이었다면, 8일 밤 올린 두번째 글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행동을 자제해 달라는 당부의 글이다. 노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두번째 글에 대해 “노 전 대통령만큼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사람이 없다”며 “홈페이지에서 비난과 두둔이 들끓으니 지지자들한테 자제를 부탁하는 내용일 뿐 딴 뜻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누리집에는 봉하마을로 격려 방문을 하자거나 성금을 모금하자는 주장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전날 글의 초점이 사과와 반성인 것에 반해 두번째 글엔 검찰에서 일방적으로 흘러나오는 혐의 내용에 대한 항변이 녹아 있다. 노 전 대통령은 8일 글에서 “저의 생각은 ‘잘못은 잘못이다’는 쪽이다. 좀 지켜보자는 말씀도 함께 드린다”며 “제가 알고 있는 진실과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프레임이 같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프레임’은 노 전 대통령이 즐겨 쓰던 단어로, 사람들의 생각과 행태를 사전에 규정하는 사고의 틀이라는 뜻이다. 즉,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명백한 잘못이나, 그 사실의 맥락을 이루는 자신의 ‘진실’과 검찰이 전제로 삼은 틀과는 다르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노 전 대통령의 또다른 한 핵심 측근은 “검찰이 세운 프레임은 ‘권양숙씨가 받은 돈은 수뢰·알선수재 같은 의도가 있다. 그렇다면 범죄 구성 요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인 반면, 노 전 대통령의 프레임은 ‘돈을 받은 동기가 검찰의 주장이나 생각과 다르기 때문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얘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첫번째 글에서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겠다고 한 표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며 “본인은 도덕적으로 잘못이 있지만 검찰이 단정하는 ‘범죄 프레임’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연거푸 글을 올려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데 대해 민주당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노 전 대통령이 그 정도 사과를 했으면 당당하게 수사에 응해서 할 말을 해야지, 자꾸 홈페이지를 통해 말씀하시는 것이 얼마나 호응을 받을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노 전 대통령이 자꾸 글을 쓰면 오히려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들을 압박하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만약 노 전 대통령의 주장이 검찰 수사 내용과 다를 경우엔 노 전 대통령이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으냐는 의심까지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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