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대통령 내주 소환…권양숙씨, 정대근씨에 3만달러 받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17일 박연차(64·구속 기소)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36)씨가 500만달러를 투자받는 과정에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36)씨가 개입한 것은 물론, 노씨가 이 돈을 사실상 주도적으로 운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노씨가 대주주인 엘리쉬앤파트너스의 자금이 유입된 ㅇ사의 실제 소유주도 노씨라고 지목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500만달러가 박 회장한테서 넘어오는 단계부터 노씨와 연씨가 같이 운용한 것으로 보이고, 노씨의 지배력이 상당한 정도”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500만달러와 노 전 대통령 쪽이 박 회장한테서 받은 100만달러를 뇌물로 판단하고 다음주 노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한 뒤 처벌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또 강금원(57·구속) 창신섬유 회장이 지난해 노 전 대통령의 고향 마을을 개발하려고 설립한 ㈜봉화가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67·구속)씨의 땅을 10억원에 사기로 하고, 먼저 2억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가 남편의 회갑을 앞둔 2006년 9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정대근(55·수감중) 전 농협중앙회 회장한테서 3만달러를 받은 사실이 이날 밝혀졌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권 여사가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노 전 대통령에게 말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은 이날 권씨가 박 회장한테서 받은 100만달러 중 일부는 자녀들의 유학 자금과 학비를 마련하느라 빌린 돈을 갚는 데 썼다고 설명했다. 이 측근은 “권씨가 진 빚 가운데는 자녀 유학비용, 학비, 생활비 등을 조달한 빚도 일부 포함돼 있다”며 “그러나 해외에서 진 빚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