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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마트가 ‘특혜 채용’한 고위층 자녀 살펴보니…

등록 2013-01-18 08:30수정 2013-01-18 13:55

이마트
이마트
한겨레 ‘추천 입사자 명단’ 입수
국회의원·검사 이름도 적혀
권력기관 ‘취업 청탁’ 정황
해운대 쇼핑몰 지을때
해운대구청장 딸 합격
당사자들 “공채로 입사”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자치단체장과 서울시청·노동부 간부 등 고위층의 자녀들을 ‘낙하산 채용’한 정황을 보여주는 입사자 명단 문건이 나왔다. 민간기업의 낙하산 채용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된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명단을 통해 실태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17일 <한겨레>가 입수한 이마트의 ‘외부추천 입사자 현황’(2008년 작성) 문서를 보면, 1999~2005년 구학서 신세계 회장의 추천을 받아 입사한 7명의 경력 직원과 2003~2006년 신세계그룹 계열사 간부들의 추천을 받아 입사한 24명의 신입 직원 이름과 직급, 출신학교 및 ‘특이사항’이 기록돼 있다.

이 가운데 2005년 이마트 온라인팀에 입사했다가 현재 퇴사한 배아무개씨는 부산 해운대구의 새누리당 출신 3선 구청장인 배덕광 구청장의 딸로 확인됐다. 문서를 보면 배씨의 ‘추천자’ 난에는 노태욱 당시 신세계건설 부사장의 이름이 적혀 있고, ‘특이사항’ 난에는 ‘父(부) 해운대구청장’이라고 돼 있다.

배 구청장의 딸이 입사를 한 2005년은 해운대구에서 신세계가 대형 복합쇼핑몰 사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을 때였다. 신세계는 2004년 9월 부산시로부터 해운대 센텀시티 내 2만3000평의 부지 개발 사업권을 낙찰받아 복합쇼핑몰 사업을 진행했다. 신세계 쪽이 사업의 편리를 위해 배 구청장의 딸을 채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지만, 배 구청장은 “(딸은) 전혀 어떤 추천 없이 공채로 입사했다.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설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문건을 보면, 신입사원 가운데 배씨 등 적어도 5명이 고위 공직자와의 연줄을 바탕으로 신세계 계열사 간부의 추천을 받아 입사했다. 2006년 경기도의 한 이마트 지점에 입사한 신입 직원 이아무개씨의 특이사항에는 새누리당 현직 3선 국회의원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씨의 추천자는 곽원렬 당시 신세계그룹 부사장으로 기재돼 있다. 이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고향이 해당 의원의 지역구인 것은 맞지만, 나와 우리 가족 중에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2003년 이마트 가전팀에 입사한 임아무개씨는 황경규 당시 이마트부문 대표이사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적혀 있다. 특이사항으로 아버지가 ‘서울시청 국장’이라고 기재돼 있다. 임씨는 아버지가 공무원이라는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나는 공채로 입사했다”고 밝혔다.

2005년 서울 강남의 이마트 지점에 입사한 이아무개씨의 경우 추천자는 ‘노동부’, 특이사항은 ‘父 강남(지방노동)사무소 관리과장’이라고 기재돼 있다.

2003년 마케팅부서에 입사한 홍아무개씨의 경우 특이사항으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장’이 기재돼 있지만, 둘 사이의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홍씨의 추천자는 허인철 현 대표이사로 돼 있다.

경력으로 입사한 직원 7명 가운데 3명도 권력기관의 공직자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1999년 과장급으로 경력 입사한 김아무개씨의 특이사항에는 ‘검찰’이라고 적혀 있고, 2004년 경력 입사한 한아무개씨의 특이사항에도 ‘김○○ 검사’라고 돼 있다. 김 검사는 2011년 광주고검 검사를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났다. 2000년 이마트 한 지점에 점장으로 경력 입사한 최아무개씨의 특이사항에는 ‘국세청’이라고 적혀 있다. 이들의 추천자는 모두 구학서 신세계 회장으로 돼 있다.

신세계·삼성그룹의 ‘사원 가족’들도 특혜를 받아 입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시스템·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 계열사와 삼성그룹·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일하는 고위 임원들의 딸·아들·조카 등이 추천 입사자 명단에 들어 있다.

이 문서에 대해 이마트 쪽은 “현재로선 해당 문건을 사내에서 누가 만들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해당 직원들의 채용 형태에 대해서도 답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엄지원 정환봉 김규남 기자 umkija@hani.co.kr

[관련 영상] 대한민국은 왜 세습에 분노하지 않는가 (한겨레캐스트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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