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이에프피
한 친구는 수학 문제집을 풀고 또 다른 친구는 듣기 공부를 하나 봅니다. 하늘을 가린 천막이 뒤편에 늘어진 걸로 보아 학교 안이 아닙니다. 어린 학생들이 공부에 푹 빠져있는 이곳은 홍콩 중심가에 지은 길거리 천막 교실입니다.
지도자를 직접 뽑겠다는 홍콩 민주화 시위, 두 달이 넘었습니다. 대통령 격인 행정장관을 선거로 뽑되 본토 의회가 지지하는 후보 가운데서 뽑으라는 게 중국 정부 입장입니다. 한 마디로 조삼모사이지요. 학생들은 자유로운 입후보와 직접선거를 외치며, 시위와 공부를 병행하는 주경야독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경찰이 집회를 흩트리고 참가자를 잡아가도 기세가 꺾이지 않습니다.
아침과 저녁을 달리하는 조삼모사보다는 낮밤을 일관하는 주경야독에 힘 실리기를.
장철규 기획위원 chang21@ 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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