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2호 휴게실서 노승권 1차장과 10분간 티타임
박 전 대통령 “성실히 잘 조사받겠다”
9시35분부터 한웅재 형사8부장 조사 시작
박 전 대통령쪽 동의 안해 영상녹화 무산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가며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한겨레 김태형 기자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
21일 오전 9시23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남긴 말은 이 두 마디였다. 전날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출석쯤 ‘준비한 메시지’를 밝힐 것”이라는 했지만, 예상과 달리 박 전 대통령이 따로 준비한 메시지는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사무국장 안내를 받아 검찰 간부들이 이용하는 금색 엘리베이터가 아닌 직원들과 사건 민원인들이 이용하는 일반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바로 10층으로 올라갔다.
박 전 대통령은 10층 조사실 옆에 마련된 1002호 휴게실에서 9시25분부터 노승권 1차장과 10분간 티타임을 가졌다.이 자리에서 노 차장은 조사일정과 진행방식에 대해 설명하며 “이 사건 진상규명이 잘 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박 전 대통령은 “성실히 잘 조사받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타임이 끝나자마자 9시35분부터 1001호 조사실에서 한웅재 형사8부장이 배석검사 1명, 수사관 1명과 함께 조사를 시작했다. 현재 유영하 변호사가 조사에 입회했으며, 이후 유 변호사와 정장현 변호사가 번갈아 조사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날 영상녹화조사는 실시되지 않는다. 검찰 특수본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들이 영상녹화에 동의하지 않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인 손범규 변호사는 “법률상 피의자에게는 동의여부를 묻지 않고 그냥 녹화·녹음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검찰이 동의여부를 물어왔고, 그에 대해 부동의함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