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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위험신호 모르쇠, 독주와 오만이 빚은 ‘참극’

등록 2017-04-17 16:44수정 2017-04-17 20:59

박근혜 구속기소에 이르기까지 주요 장면들
2013년 말 ‘정윤회 문건’에 “찌라시”라며 걷어차
‘한겨레’ 첫 최순실 보도에 “말도 안되는 이야기”
외부 비판에 공감능력 잃은 대응이 근본 원인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을 단독 보도한 한겨레신문 2016년 9월20일자 1면.  <한겨레> 자료사진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을 단독 보도한 한겨레신문 2016년 9월20일자 1면. <한겨레> 자료사진
현직 대통령의 파면과 구속기소에 이은 재판…. 6개월 사이 벌어진 이 비극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문제가 처음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2013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윤회 국정농단’ 문건 파문으로 빚어진 위험신호에 박 전 대통령은 “찌라시에 나라가 흔들렸다”며 걷어찼다. 당시 국민적 경고를 무시하지 않았다면 지금 법정에 서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9월20일 <한겨레>가 ‘대기업 돈 288억 걷은 케이(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최순실 단골 마사지센터장’이라는 보도로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로서 최순실씨의 존재를 처음 알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청와대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전면 부인했다. 그리고 한 달여 뒤인 10월24일, 박 전 대통령은 그간 제기된 온갖 의혹을 물타기 하려 개헌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그날 밤 <제이티비시>(JTBC)의 ‘최순실, 대통령 연설 전 연설문 받았다’는 태블릿피시 보도로 수포로 돌아갔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0월2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연설문 유출과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0월2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연설문 유출과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대통령은 수렁에 빠졌지만, 아직 수습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다음날 대국민담화에서부터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이라고 말했고, 부실한 사과는 더 큰 국민적 분노를 낳았다. 이후 대처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하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오만과 독선을 되풀이했다. 스스로 ‘촛불’에 불을 붙인 것이다. 10월29일 2만명으로 시작된 집회는 5주 만에 190만명으로 폭증했다. 이때부터는 정치권이나 청와대의 대책 발표가 무의미했다. “필요하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특검 수사까지 수용하겠다”는 그의 말은 번번이 지켜지지 않았다.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는 3차 담화 역시 국민의 눈엔 지켜지지 않을 약속으로 비쳤고, 남은 건 ‘탄핵’과 ‘강제수사’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1월25일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주필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 '정규재 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박 대통령이 특정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월25일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주필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 '정규재 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박 대통령이 특정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탄핵이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라거나 “거짓말로 쌓은 산”이라는 등 반성하지 않는 그의 태도는 탄핵 이후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에 한결 부담을 덜어주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았다. 지난해 9월 한 시민단체가 최순실씨를 고발하며 시작된 201일의 검찰·특검 수사도 결국 박 전 대통령 스스로 판을 키우고 주도한 셈이 됐다. 고비마다 등장했던 위험신호를 무시하고, 공감능력을 잃은 채 자신이 한 일은 무엇이든 ‘순수한 의지’라고 스스로 믿어버린 지도자가 빚은 참극이 이제 막을 내리고 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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