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박준우 업무수첩이 확실한 물증
장시호 “삼성동 2층에 돈 있다” 증언도 화제
장시호 “삼성동 2층에 돈 있다” 증언도 화제
지난해 12월19일 최순실(61)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며 시작된 ‘국정농단’ 재판이 어느덧 반환점에 접어들고 있다.
국정농단 재판 증거 중 최고의 ‘대어’는 안종범 수석의 업무수첩으로 평가된다. 안 전 수석은 56권에 이르는 수첩에 박 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과의 면담 후 지시사항 및 미르·케이스포츠재단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지원 요구 등을 기록했다. 박 전 대통령이 케이티(KT) 등 사기업에 채용을 강요한 사건과 관련해 최순실씨와 차은택씨 등 측근들의 이름도 수첩에 꼼꼼히 적었다. 뇌물 등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증거인 셈이다.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업무수첩은 박 전 대통령 및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를 구성하는데 결정적 구실을 하고 있다. ‘우파는 좌파 위에 떠 있는 섬’, ‘불퇴전의 각오를 갖고 투지를 갖고 싸워나가야’ 등 공소장에 기재된 김 전 실장 발언은 박 전 수석 업무 수첩을 베껴온 듯했다. 지난 4일 김 전 실장의 재판에선 “엠비 때 좌파척결에 있어 한 일이 없어 나라가 비정상”이라고 한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기록한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박 전 대통령의 공모와 개입·지시 여부를 좀 더 뚜렷하게 알 수 있는 내용이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한 몸’임을 보여주는 증언은 최씨 조카 장시호씨 입에서 나왔다. 장씨는 지난달 24일 최씨 ‘뇌물’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최씨가 ‘(박 전 대통령 사저인) 삼성동 2층 방에 돈이 있으니, 유연이(정유라씨)와 유주(정씨 아들)를 그 돈 갖고 키워’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또 최씨가 삼성동 사저에 있던 가구를 가져와 가족들에게 제공했고, 박 전 대통령이 최근 이사한 내곡동 사저를 미리 알아보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