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관 등이 10일 오후 조 장관의 전 제수씨 집인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를 압수수색한 뒤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54) 법무부 장관 부인 불구속 기소를 불러온 조 장관 딸의 ‘동양대 표창장’과 관련한 미스터리가 증폭되고 있다. 정상 발급된 표창장 원본을 제시하면 의혹이 깔끔하게 풀리는데, 조 장관 쪽은 아직 ‘표창장 원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조 장관 아들이 동양대에서 받은 상장과 딸의 표창장에 찍힌 직인의 위치와 각도가 동일한 것으로 알려져 위조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아무도 갖고 있지 않은 ‘표창장 원본’
조 장관 부인인 정아무개(57) 동양대 교수 쪽은 딸(28)이 2012년 동양대 어학원 인문학 영재프로그램에서 ‘튜터’로 봉사활동을 한 뒤 동료 교수의 추천을 받아 2012년 9월7일 ‘총장 표창장’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이 표창장이 위조된 것으로 보고 정 교수를 기소했으나, 정 교수는 해당 표창장의 원본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 교수는 지난 8일 검찰에 총장 표창장 원본 대신 ‘사진’을 제출하면서 “원본은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여의도에서 ‘정치 9단’으로 통하는 박지원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의원은 지난 6일 인사청문회에서 표창장의 ‘컬러 사진’을 조 장관에게 보여줘, 출처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검찰도 표창장 원본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달 27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압수수색 때 표창장 ‘흑백 사본’만 확보했을 뿐이다. 이 흑백 사본 표창장은 정 교수가 지난 8일 검찰에 제출한 표창장 사진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딸 표창장, 직인 위치·각도 동일?
검찰은 조 장관의 딸과 아들이 동양대에서 받은 표창장·상장의 직인 등이 동일하다는 점을 파악했다. 검찰이 동양대 관계자들과 함께 조 장관 딸과 아들이 받은 표창장과 상장에 찍힌 총장 직인을 대조했는데, 찍힌 위치나 기울어진 각도가 정확히 일치했다는 것이다.
동양대는 지난해에야 전자 직인 시스템을 도입해, 그 전에는 표창장이나 상장에 일일이 인주로 직인을 찍어 왔다. 각각 2012년, 2013년 만들어진 조 후보자 딸과 아들의 표창장·사진 직인 모양이 동일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다. 검찰은 정 교수가 제출한 ‘사진’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사본’ 등의 직인 상태를 면밀하게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창장 발급 일자도 의문?
표창장에 기재된 봉사활동 기간도 의문이 남는다. 박지원 의원 등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표창장에는 조씨의 봉사활동 기간이 2010년 12월1일~2012년 9월7일로 적혀 있는데, 어머니 정 교수는 2011년 7월 동양대에 임용됐다. 이와 관련해 조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가 발급을 안 해서 확인이 안 되지만, 명백한 오기라고 생각한다. 딸이 어학원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봉사활동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표창장 발급 일자는 문서 위조 여부를 수사하는 검찰의 공소시효 계산에도 영향을 준다. 표창장 수여일인 2012년 9월7일 이전에 작성됐다면 사문서 위조죄 시효(7년)가 이미 지나 공소기각될 수 있다.
임재우 강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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