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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복통에 쓰러진 학생, 감독관이 시험지 들고 함께 병원으로

등록 2020-12-03 20:59수정 2020-12-04 17:42

결시율 최고였지만…차분했던 ‘코로나 수능’
사라진 교문 응원 등 달라진 풍경
확진 수험생도 병실서 시험 치러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고등학교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빠져 나오고 있다. 취재진 카메라를 보자 손을 흔들며 브이를 표시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고등학교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빠져 나오고 있다. 취재진 카메라를 보자 손을 흔들며 브이를 표시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친구들과 얘기를 하면 코로나19 이야기가 대부분일 정도로 걱정이 많았는데 무사히 시험을 치러 마음이 후련해요.”

3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시험장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김재연(18)양의 목소리는 밝았다. 수험생들에게 올 한해는 우여곡절이 많은 해였다. 코로나19로 수능이 한차례 연기됐고 등교가 중단되는 등 불안한 순간들이 계속됐다. 김양은 “친구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어요. 시험 친 모든 수험생들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모두가 긴장했던 수능이 마무리됐다. 교육부는 이날 수능 전체 지원자 49만992명 가운데 1교시 응시 인원이 42만6344명(86.83%)이라고 밝혔다. 1교시 기준 결시율은 13.17%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11.52%였고, 2년 전에는 10.68%였다. 시험 장소도 제각각이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1명은 거점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등에 입원·입소해 시험을 치렀다. 교육·보건 당국은 수능 전날부터 당일 새벽까지 414명의 수험생에 대한 진단검사를 해, 시험 시작 전 양성 판정을 받은 5명에 대한 시험장 배정을 완료했다고도 밝혔다. 자가격리 상태인 456명은 지역별로 마련된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일반 시험장을 배정받았으나, 발열 등의 증상 때문에 시험장 내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친 수험생은 160명이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나오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나오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수능은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코로나 수능’에 시험장 주변 풍경부터 달라졌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명령 등으로 매해 시험장 주변을 가득 메웠던 응원단이나 교문 앞에서 기도하는 학부모들의 모습도 자취를 감췄다. 서울 서초구 세화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는 아침 7시30분 전후로 많은 수험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지만 차분한 분위기였다. 수험생 가족들도 수험생에게 “긴장하지 마”, “잘 해낼 거야” 등 격려만 하고 곧 발길을 돌렸다.

오후 4시40분께 시험 종료와 함께 굳게 닫힌 교문이 열렸지만 수험생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 건 20여분 뒤였다.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나오느라 퇴실 시간이 다소 늦어졌다.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 앞에서 만난 손요한(18)군은 “가림막이나 마스크가 답답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무탈하게 수능이 끝나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다.

한편 수능 전날과 당일 시험 감독관과 학생이 코로나19 확진을 받는 경우도 발생했다. 대전에서는 수능 감독관인 30대 교사가 전날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아 이 교사와 접촉한 감독관과 본부 요원(동료 교사) 31명을 예비인력으로 교체해 시험장에 투입했다. 인천에서는 고3 수험생이 수능 당일 새벽에 확진 판정을 받아 인천의료원에 준비됐던 확진 수험생을 위한 임시 고사장으로 이동해 시험을 봤다.

코로나19와 상관없이 복통으로 시험을 치르지 못할 뻔한 수험생도 있었다. 광주 서구 상일여고에서 한 응시생이 1교시 국어시험 시작 직전인 아침 8시30분께 복통을 호소하며 갑자기 쓰러졌다. 이 여학생은 대기 중이던 119구급대의 도움으로 1㎞쯤 떨어진 병원으로 옮겨졌고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진단을 받았다. 당시 교실에 있던 감독관 2명 중 1명이 1교시 시험지를 들고 함께 병원으로 이동해 병실에서 시험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강재구 박윤경 송인걸 이정하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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