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사진자료.
[매거진Esc] 요리 냠냠사전
오렌지〔명사〕감귤류에 속하는 열매의 하나로 모양이 둥글고 주황빛이며 즙이 많다. 오렌지 마멀레이드는 오렌지 과육, 껍질, 설탕, 레몬즙을 냄비에 졸여 만든다. 빵에 발라 먹으면 좋다. 우리나라 오렌지주스 시장은 연 3200억원 규모인데, 롯데칠성이 만드는 델몬트 주스가 가장 많이 팔린다. 제주감귤로 만든 주스는 전체 주스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약 20% 정도를 차지한다.
⊙ 발음 → 외래어 표기법상 ‘오렌지’다. 그러나 미국인을 만났을 때는 ‘오륀지’〔**발음기호**〕로 발음하는 게 좋다고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말했다. 한국인들은 미국 대륙에 백인들이 살기 훨씬 오래전부터 오렌지를 재배해 왔다. 〈고려사〉를 보면, “고려문종 6년(1052년) 탐라에서 제공하는 귤자의 수량을 100포로 개정한다”고 돼 있다. 따라서 제주에서 귤을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훨씬 전으로 추측된다. 1천년 가까운 역사다. 고려시대까지는 품종에 대한 언급이 없었으나 〈조선왕조실록〉에는 ‘귤’과 ‘유(유자)’를 별도로 공납했다. 또 제주목사가 직접 감귤 밭을 관리·감독했다. 그러나 1900년대에 개량감귤이 도입되면서 재래감귤은 자취를 감췄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통과되면 제주도민들은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생산된 ‘오륀지’와 경쟁해야 한다. 제주감귤농협은 “한라봉 등 품종 다양화로 활로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농민들의 현실은 ‘오륀지’의 맛처럼 상큼하지는 않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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