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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점자 6명, 아차상 커트라인도 70점 넘네

등록 2008-10-08 18:38

만점자 6명, 아차상 커트라인도 70점 넘네
만점자 6명, 아차상 커트라인도 70점 넘네
[매거진 esc] 877명 응모한 몽땅 요리퀴즈 결과 발표…‘문제적 섹션’ 내년에 또 만나요
죄송합니다. 또 사과의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지난 5월 <esc>가 마련한 여행퀴즈 때도 어렵다는 말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9월11일 추석 특집으로 발행한 몽땅요리퀴즈에는 최대한 난이도 조절에 신경 썼습니다.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 가벼운 문제와 심각한 문제의 황금비율을 추구했습니다. 그런데도 “문제 푸는 게 거의 고문이네요!!!!”(경기 수원시 팔달구 망포동 동수원엘지빌리지1차 조영희)란 항의를 들었습니다. 공부를 하다가도 잠시 쉬어야 할 추석 연휴에 <esc> 때문에 되레 열공하셨다면,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꾸벅. 온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공부하면서 가족애가 깊어졌을 거라는 변명 드리겠습니다. 몽땅요리퀴즈에는 모두 877명의 독자가 참여하셨습니다. 지면에 소개하지도 않은 팩스번호를 찾아 다음날 곧바로 답안을 보내신 열혈 독자도 있었습니다.

77문제를 모두 맞힌 만점자는 외려 여행퀴즈 때보다 많은 6명이 나왔습니다. “어려웠다”는 하소연과 달리, 73점 이하는 아차상조차 못 받을 만큼 다들 점수가 높았습니다. “나 어제 기말고사 망쳤어”라고 울먹이면서 결국 전교 1등을 하던 고교 시절 얄미운 짝꿍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삼성 지펠 냉장고를 받은 이정은(34)씨는 “아이가 있어 평소 <한겨레> 교육섹션과 <아하 한겨레>를 즐겨 본다. 또 보도가 객관적이고 치우치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른 신문보다 젊은 신문이라는 인상이 있어서 석 달 전부터 구독을 시작했다”며 “그전에는 편견이 있었는데, 요새는 보기 잘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다만, 이번 퀴즈는 주부인 나에게도 어려웠다”고 덧붙였습니다.

어떤 시험이나 퀴즈에도 난제가 존재합니다. 사법시험, 언론고시 등 ‘고시’라 하는 한국의 대다수 시험들은 ‘적합한 사람을 고르기’ 위해 치르는 시험이라기보다 ‘부적합한 사람을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입니다. 그래서 때로 듣도 보도 못한 문제가 등장하는 ‘실험’이 되기도 합니다.(아닌 게 아니라 최초의 수능세대인 대학교 94학번들은 스스로를 ‘마루타’라 불렀습니다.) 출제자는 모종의 의도를 가지고 이런 난제를 냅니다.

그러나 누구나 풀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낸 문제가 뜻밖에 난제가 되기도 합니다. 고경태 전 팀장이 출제한 2번 문제가 그렇습니다. 잠시 문제를 다시 살펴볼까요. ‘음식물의 섭취 시간을 질질 끄는 아이들에겐 어떻게 대응하는 게 가장 비합리적일까요?’를 물었습니다. 보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굶든 말든 밥상을 치운다 ② 왜 밥을 먹어야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③ 용돈으로 회유한다 ④ 이웃집에서 말리러 올 때까지 팬다.

답은 ‘당연히’ 4번이라고 생각한 고경태 전 팀장이 이상한 걸까요? 아니면 이상주의자인 걸까요? 전체 응모자 가운데 무려 20%가 넘는 187명이 다른 보기를 골랐습니다. 이분들은 밥상을 치우거나, 차근차근 설명하거나, 용돈으로 회유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웃이 말리러 올 때까지 패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신 셈입니다. 고가의 상품이 걸린 퀴즈인데, 웃자고 오답을 보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은 패면서 키우는 게 맞는 걸까요? 재밌자고 낸 퀴즈 때문에 <esc>는 난데없는 고민에 빠집니다. 지난 여행퀴즈 때처럼 고가의 상품에는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반면 어떤 상품은 신청자가 상품 수보다 적어 채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일부 상품은 신청자가 적어 남는 상품을 아차상으로 돌렸습니다.

출제자의 잘못도 있었습니다. 55번 퀴즈의 경우 신문에는 퀴즈가 제대로 실렸지만, 인터넷에 옮기면서 ②, ③번 보기 사진이 뒤바뀌었습니다. 다행히 응모 기간 초기에 바로잡았지만, 수십 명의 응모자가 잘못된 보기로 혼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정답이 ④번이므로 점수와는 무관합니다. 혼란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도 <esc>는 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제를 내는 ‘문제적 섹션’이 되겠습니다. 꾸벅.

출제위원장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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