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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참여 ‘스포츠 중계권 시장’ 요동친다

등록 2022-01-04 19:00수정 2022-01-07 17:14

[스트리밍 스포츠]
월드컵 최종예선 모바일로 보려면
쿠팡플레이 유료 멤버십 가입해야
EPL 축구경기는 네이버플러스에서

댓글 통한 양방향 소통 등 강점
지상파TV ‘을’ 바뀌게 될 수도
스포츠 콘텐츠 유료화 논란은 난관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한 스포츠 경기 시청은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한 스포츠 경기 시청은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돈 내고 봐야 할까?”

스포츠 팬들한테 이런 얘기가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가령 축구대표팀 경기는 과거엔 티브이만 틀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팀 경기는 티브이 수상기로는 케이블인 <티브이엔〉(tvN)을, 모바일로는 쿠팡 플레이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쿠팡 플레이를 보기 위해서는 2900원(최근 4990원으로 인상)을 내고 쿠팡 멤버십에 가입해야만 한다. 쿠팡은 유통업체로는 드물게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 뉴미디어 중계권을 구입하려고 시도한 바 있다.

네이버는 최근 스포티비(SPOTV)와 제휴해, 자사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4900원)에 가입하면 스포티비가 중계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을 무료로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스포츠 서비스로 네이버 쇼핑의 시장을 확대하려는 포석은 쿠팡과 비슷하다. 앞서 네이버가 포함된 포털·통신 컨소시엄은 2019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을 5년 1100억원에 구매하기도 했다.

뉴미디어 스포츠 중계권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인터넷과 모바일로 급격하게 재편되는 미디어 환경의 영향이 있다. 축구팬인 한 30대 직장인은 “요즘 세대는 짧고 빠른 영상에 익숙하다. 바쁘니까 2시간 진행되는 축구경기를 보기는 힘들다. 인터넷에서 다시보기를 누르거나 하이라이트를 본다”고 말했다. 댓글 등을 통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여러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것도 뉴미디어 시장의 강점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전에는 A매치의 지상파 시청률이 20%를 넘었지만, 최근 경기에서는 10%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대신 모바일 중계를 시청하는 접속자의 수는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A매치 중계권이 종편이나 쿠팡, 티빙(Tving)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미디어 디바이스(수신기)의 변화가 스포츠 소비 형태를 바꾸는 셈이다. 이것은 지상파의 경영에 타격을 주고 있는데, 지상파는 프로 종목의 경우 정규리그 경기를 거의 중계하지 않고 있다.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이나 2022 카타르월드컵, 2024 파리올림픽까지는 지상파 중심의 중계권 구매가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지상파가 ‘을’이 돼 재구매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실제 지상파가 아닌 종편인 <제이티비시〉(JTBC)가 2026~2032년의 여름, 겨울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한 상태다. 제이티비씨는 씨제이이앤엠(CJ E&M)과 함께 영상 스트림 서비스(OTT)를 하는 티빙의 지분을 갖고 있어 뉴미디어 중계 기반도 갖추고 있다. 이는 지상파 3사가 메가 스포츠 이벤트 중계권에 베팅할 수 있는 여력이 약화한 것을 보여주는 한편, 그동안 주장했던 ‘보편적 시청권’이나 ‘국부유출’ 담론도 한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백창범 전 피디가 최근 발간한 스포츠 중계권 관련 책. 산그리다 제공
백창범 전 피디가 최근 발간한 스포츠 중계권 관련 책. 산그리다 제공
<문화방송〉(MBC) 스포츠 피디 출신으로 최근 <쿠팡은 왜 올림픽 방송을 욕심냈을까>라는 책을 쓴 백창범씨는 “이 모든 변화의 배경에는 스트리밍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TV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유통업체나 OTT(Over The Top) 사업자가 중계권 시장에 참여자가 되고 있다. 이들 플랫폼을 가진 기업들은 스포츠 경기를 무료로 보여주면서 회원 정보나 구매 이력만으로도 소비자 성향을 알 수 있는 빅 데이터를 만드는데, 이것이 바로 돈이 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국내 방송 시장이 OTT 사업자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어, (1억달러 이상이 될) 2026 월드컵 중계권료의 경우, 국제 자본이나 국내 대기업 자본이 아니면 접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공짜’였던 스포츠 콘텐츠의 유료화가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다. 이미 스포티비가 프리미어리그 축구나 메이저리그 야구 등의 유료 시청 문화를 만들고 있다. 쿠팡이나 네이버플러스에 가입한 것 자체가 유료화로 볼 수 있고, 케이블 수신료나 시청료까지 이미 유료화는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중계권 시장에서 뉴미디어가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두고 봐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스포츠 콘텐츠의 유료화 문제가 변수가 된다. 현재로써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 중계는 여전히 지상파 텔레비전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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