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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와 메시, 2014 발롱도르상은 누구 품에?

등록 2014-12-25 15:27수정 2014-12-26 10:23

김동훈 기자의 ‘스포츠 맞수 열전’ ① ‘신들의 전쟁’ 호날두 vs 메시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와 리오넬 메시(27)가 같은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국내 프로야구 엘지(LG)와 두산 중 어느 한 팀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프로야구는 어땠을까요?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승패가 명확히 갈리는 스포츠 세계에서 라이벌의 존재는 더욱 특별합니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라이벌은 자신을 채찍질하는 동력이 됩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는 “아사다 마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선수와 선수, 팀과 팀이 만나는 라이벌 대결은 언제나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합니다. <인터넷 한겨레>는 스포츠 라이벌의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스포츠 맞수 열전’을 연재합니다.

호날두(왼쪽)와 메시가 경기 시작 전 손을 맞잡고 있다. AP/연합뉴스
호날두(왼쪽)와 메시가 경기 시작 전 손을 맞잡고 있다. AP/연합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27·FC 바르셀로나). 이 시대 최고의 축구 선수를 다투는 ‘슈퍼 라이벌’이다. 두 선수가 같은 시대에 태어났다는 것은 축구팬들에겐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요즘 둘은 하루가 멀다하고 “장군” “멍군”을 불러댄다.

호날두는 지난 10일(한국시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개인 통산 72골을 넣으며 라울 곤살레스(71골·스페인)를 제치고 역대 개인 통산 득점 2위에 올랐다. 1위는 다름아닌 메시. 호날두가 추격을 해오자 메시는 다음날 챔피언스리그에서 개인 통산 75호골을 넣고 곧바로 달아나면서 호날두와의 3골 차 간격을 유지했다.

지난달에는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다골을 누가 먼저 경신하느냐가 지구촌 축구팬들의 최대 화제였다.

종전 최다골은 곤살레스가 가지고 있던 71골. 그런데 지난달 25일까지 메시가 71골, 호날두가 70골을 기록중이었다. 메시는 지난달 26일 열린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키프로스의 아포엘을 상대로 통산 72, 73, 74호골을 잇따라 터뜨리며 해트트릭으로 라울의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다골 기록을 순식간에 3골이나 넘어섰다. 메시보다 하루 늦게, 다음날 열린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앞둔 호날두로선 맥이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몰아치기에 능한 호날두지만 한 경기에 4골을 만회하기는 쉽지 않았다.

막상막하·난형난제의 두 축구 천재

하지만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호날두의 득점력이 더 폭발적이다. 호날두는 올 시즌 17일 현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정규리그 14경기에 출전해 무려 25골을 넣었다. 경기당 2골에 가까운 엄청난 득점력으로 득점 순위 1위를 질주중이다. 메시도 정규리그 15경기에서 13골을 넣으며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메시 역시 경기당 1골에 가까운 높은 득점력이지만 호날두의 엄청난 파괴력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모든 대회를 놓고 보면 호날두는 23경기에서 32골로 경기당 무려 1.4골을 넣고 있다. 메시도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21경기에서 21골로 경기당 1골을 터뜨리고 있다.

메시와 호날두, 호날두와 메시. 둘 중 과연 누가 최고일까. 프리메라리가 통산 최다골 기록을 살펴보자. 메시는 현재 256골로 역대 프리메라리가 개인 통산 최다골 기록을 가지고 있다. 11월23일 세비야전에서 1955년 텔모 사라가 작성했던 종전 251골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호날두는 프리메라리가 개인 통산 골이 메시에 53골 뒤진 203골이다.

하지만 메시는 프리메라리가에서 성인 무대에 데뷔해 11시즌째 뛰고 있고, 호날두는 스포르팅(포루투갈)에서 데뷔해 프리미어리그(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친 뒤 프리메라리가에서 뛴 지는 6시즌밖에 되지 않는다.

메시-호날두
메시-호날두
통산 골 수는 어떨까? 우선 프로축구 공식 경기 통산 골 수는 호날두가 407골, 메시가 375골로 호날두가 32골이나 앞서 있다. 그러나 호날두가 메시보다 2살 많고 또 성인 무대도 2년 먼저 뛰어들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그렇다면 평균 득점을 따져보자. 호날두는 통산 658경기, 메시는 446경기를 뛰었는데, 호날두가 407골을 넣어, 경기당 평균 0.62골, 메시는 375골을 넣어서 경기당 0.84골이다. 메시가 호날두보다 경기당 0.18골 정도 많이 넣었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호날두가 스포르팅과 맨유 시절에 지금처럼 득점력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두 구단에서 221경기를 뛰면서 87골을 넣어서 경기당 0.39골에 그쳤다.

하지만 프리메라리가에서 경기당 득점만 따지면 호날두(1.12골)가 메시(0.88골)를 0.24골이나 앞선다. 호날두는 프리메라리가 178경기 만에 200골을 터뜨려 프리메라리가 역사상 가장 빨리 200골을 기록한 골잡이가 됐다.

장애를 극복한 두 축구 천재

공교롭게도 두 축구천재는 어렸을 때 하마터면 축구화를 벗을 뻔 한 공통점이 있다.

호날두는 포르투갈 마데이라섬 푼샬 인근의 산투안토니아에서 1985년 2월5일에 태어났다. 올해 만 29살이다. 요리사였던 아버지와 정원사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2남 2녀 중 막내로 자랐다. 8살 때 아마추어 팀인 안도리나에서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했고, 10살 때 나시오날로 이적한 뒤 12살 때는 포르투갈의 큰 클럽 중 하나인 스포르팅 리스본으로 이적했다.

메시는 호날두보다 두 살 어리다. 1987년 6월 24일생으로 만 27살이다. 아르헨티나 산타페주 로사리오에서 공장 노동자인 아버지와 청소부로 일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2남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5살 때, 아버지가 코치를 맡고 있었던 지역 클럽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8살 때 고향 로사리오를 연고로 한 클럽팀 뉴웰스 올드 보이스에서 본격적으로 축구공을 찼다.

메시는 11살 때 성장호르몬 장애 선고를 받았다. 아르헨티나의 리버플레이트가 메시의 능력에 관심을 보였지만 한달에 900달러(약 100만원)가 들어가는 치료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런데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이 메시에게 관심을 가졌고, 구단 차원에서 메시의 치료비 지원을 약속하면서 메시와 가족들은 아르헨티나를 떠나 스페인에 정착했다.

호날두도 15살 때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강제로 축구를 그만 둘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소속팀 스포르팅 구단에서 꾸준히 상태를 점검했고, 레이저 수술을 통해 병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프리메라리가에서 펼쳐진 ‘신의 전쟁’

호날두는 2009년 6월11일, 역사상 최고 이적료인 8000만 파운드, 우리 돈 약 1448억원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둥지를 옮겼다. 그의 레알 마드리드행은 곧 세계 최고의 두 축구 스타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맞대결을 한다는 것을 뜻했다.

전세계 축구팬들의 기대는 한치도 어긋나지 않았다. 둘은 지금까지 여섯시즌 동안 매 시즌 득점 1, 2위를 다투고 있다.

가장 먼저 맞붙은 2009~2010 시즌에는 메시가 34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그러자 다음 시즌(2010~2011년)엔 호날두가 한 시즌 최다인 40골을 넣으며 “멍군”을 불렀다. 하지만 메시는 바로 그 다음 시즌(2011~2012년)에 호날두의 기록에 10골이나 더 보태면서 50골로 득점왕 자리를 되찾았다. 해트트릭도 한 시즌 동안 8번이나 달성하며 호날두의 6번 기록을 넘어섰다. 메시는 이어 2012~2013시즌에도 46골로 34골의 호날두를 제쳤다. 이 때까지만 해도 둘의 승부는 메시의 판정승으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호날두가 부활했다. 지난해부터 기지개를 켜더니 올 시즌 엄청난 파괴력으로 경쟁의 무게 추를 다시 호날두쪽으로 가져오고 있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왼쪽)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오른쪽)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왼쪽)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오른쪽)
엘 클라시코의 ‘두 앙꼬’ 메시와 호날두

엘 클라시코(고전의 승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라이벌 대결을 부르는 말이다. 그런데 호날두와 메시가 가세하면서 엘 클라시코는 더욱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세계 최고의 두 축구스타가 정면 대결하는 모습은 전세계 축구팬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

사실 둘의 플레이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호날두는 측면 공격수지만 움직임은 스트라이커에 가깝다. 187㎝의 큰 키에서 터지는 헤딩슛은 일품이고, 탁월한 위치선정 능력, 상대 골키퍼를 공포에 떨게 하는 강력한 무회전 중거리포 등 모든 것을 갖춘 선수다.

메시는 170㎝도 안되는 작은 키이지만 이것이 오히려 균형 감각을 키웠고 여기에 발재간이 결합하면서 축구 역사상 최고의 드리블 능력을 갖췄다. 특히 왼발을 잘 쓰는데, 올 시즌에는 2선으로 내려와 플레이메이커에 가까운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다.

메시와 호날두가 맞붙은 최초의 엘 클라시코는 지난 2010년 11월29일이었다. 당시 경기장에는 두 선수를 보기 위해 무려 9만8000명이 운집했다. 이후 지금까지 딱 20번 맞붙었다. 현재까지는 8승 6무 6패로 메시의 바르셀로나가 두 번 더 이겼다. 둘은 공교롭게도 20차례 맞대결에서 똑같이 14골씩 넣었다. 경기당 0.7골의 높은 득점력이다. 다만 도움주기에서는 메시가 10개, 호날두가 1개로 도움은 메시가 훨씬 많았다.

호날두와 메시가 각각 두 선수의 조국인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맞붙는 광경도 흥미롭다.

둘의 국가대표 A매치 맞대결은 딱 두번 열렸다. 먼저 2011년 2월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맞대결을 펼쳤는데, 메시가 선제골을 돕자 호날두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메시의 결승골로 결국 아르헨티나가 2-1로 이겼다.

두번째 맞대결은 지난 11월19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렸고, 이번에는 포르투갈이 1-0으로 이기면서 설욕에 성공했다. 그러나 두 선수는 전반 45분만 출전했고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3년 9개월만에 펼쳐진 A매치 맞대결은 다소 싱겁게 끝났다.

2014 발롱도르상은 누구 품에?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이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 즉 발롱도르상이다.

이 상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두 선수가 양분하고 있다. 호날두가 2008년과 2013년에 수상했고, 메시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사상 최초로 4회 연속 발롱도르상을 받았다. 메시의 5회 연속 수상을 막은 이가 바로 호날두다.

왼쪽부터 마누엘 노이어, 리오넬 메시, 크리스타아누 호날두.
왼쪽부터 마누엘 노이어, 리오넬 메시, 크리스타아누 호날두.
올해는 어떨까. 두 선수는 독일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와 함께 발롱도르 3명의 후보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올해 역시 두 선수의 2파전 양상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투표는 209개 FIFA 가맹국의 감독과 주장, 기자의 투표로 진행되고, 내년 1월 1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그러나 누가 상을 받던 둘의 승부가 끝난 것은 아니다. 둘의 마지막 승자는 누가 먼저 은퇴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27살의 메시가 29살의 호날두보다 나이에서는 유리하다. 하지만 메시는 부상이 잦다. 과연 지구촌 최고 스타는 누구일까.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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