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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자나깨나 여자농구 ‘총재 생각’

등록 2007-07-10 18:29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

그와 첫 만남은 대통령선거를 앞둔 2002년 11월26일이었다. 당시 한나라당을 출입하던 기자는 한나라당에 입당해 기자실에 나타난 그를 보았다. 이회창 후보 대세론으로 민주당과 자민련 의원들이 한나라당 입당 러시를 이룰 때였다. 그 역시 김대중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과 민주당 사무총장을 지낸 여권 실세였지만 대세를 따라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이다. 그때 그가 내미는 손을 처음 잡았다.

두번째는 검찰청사에서 만났다. 2004년 5월, 서울중앙지검을 출입했던 기자는 그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는 기사를 썼다. 김원길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 얘기다. 기자는 이듬해 가을부터 스포츠부에서 농구를 담당하게 됐고, 그를 세번째 만났다.

세번째 만남은 자주, 그리고 길게 이어지고 있다. 그가 농구장에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는 “시즌 중 특별한 일이 있을 때 1~2경기를 빼곤 모두 본다”고 했다. 개막전이나 플레이오프 때 빼꼼히 얼굴 비추는 다른 경기단체 수장과 다르다. 춘천이건 천안이건 여자농구 경기가 열리는 곳에는 항상 그가 있다. 부인과 동행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달 말엔 신인 유망주 무대인 퓨처스리그를 보러 제주까지 나타났다.

대충 전반전만 보고 슬그머니 사라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4쿼터 내내 코트를 주시하고 선수들 일거수일투족을 살핀다. 이러다보니 어느 새 ‘농구 박사’가 됐다. 6개 구단 100명이 넘는 선수들 별명까지 좔좔 외운다. 신세계 박선영은 ‘방글이’, 금호생명 강지숙은 ‘순둥이’라고 부른다. 관심은 아이디어를 낳는다. 지난 시즌 ‘덩크슛 3점제’는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하프라인 5점슛도 시도하고 싶어 한다. 자나깨나 여자농구 생각 뿐이다.

그가 9일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대표팀을 위해 점심 자리를 마련했다. 그리고 특별한 선물을 안겼다. ‘WKBL’ 문양이 새겨진 순금을 보석함에 넣어 선수들에게 나눠줬다. 그는 “은퇴 후에도 평생 간직하라”고 당부했다. 돈으로 따져봐야 몇만원에 불과하지만 보석함에는 헤아릴 수 없는 여자농구 사랑이 담겼다. 거듭될수록 신선하고 유쾌한 세번째 만남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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