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나디 골로프킨(카자흐스탄·왼쪽)과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멕시코)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프로복싱 세계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 경기를 마친 뒤 서로 승리를 자신하며 두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연합뉴스
‘세기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게나디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과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27·멕시코)의 경기에서 채점 논란을 일으킨 심판이 징계를 받았다.
여성 심판 아델라이드 버드는 지난 1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프로복싱 세계 미들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12라운드 경기가 종료된 뒤 알바레스가 골로프킨에게 118-110으로 이겼다고 채점했다.
버드의 채점표는 데이브 모레티가 골로프킨의 115-113 우세로, 돈 트렐라가 114-114 무승부로 채점한 것과는 차이가 컸으며 전반적인 경기 양상과도 동떨어진 것으로 여겨졌다. 이 무승부로 37전 전승(33KO)을 달리던 골로프킨은 승리를 이어가지 못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이에스피엔(ESPN)이 “버드의 스코어카드는 복싱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일 중 하나로 기록될 것”고 비난할 정도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알바레스 측 프로모터인 골든보이 프로모션 대표 오스카 델라 호야조차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람이 118-110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할 정도였다. 사회관계망(SNS)에서도 버드의 채점을 비난하는 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자 결국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는 당분간 메이저 시합에서 버드에게 심판을 맡기지 않기로 했다고 19일 미국 야후스포츠가 전했다. 밥 베넷 전무이사는 “버드는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하겠지만, 지금은 숨을 고를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버드의 활동 정지 기간이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버드는 지난 8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코너 맥그리거의 주심을 봤던 로버트 버드의 아내로, 복싱과 종합격투기 심판으로 활동해 왔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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