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한국 동물원은? 예산 ‘연 450만원’ 운영조차 빠듯

등록 2017-10-09 11:51수정 2017-10-09 11:58

대전오월드·대구·울산 동물원 교육프로그램 0개
동물보호단체 “수준 높은 전시 자체가 최고의 동물원 교육”
서울동물원은 해마다 18개 정도의 다양한 동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총 예산은 1억5000만원으로 연간 4만5000여명이 이용한다. 사진은 어린아이들이 서울동물원이 마련한 동물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서울동물원 제공
서울동물원은 해마다 18개 정도의 다양한 동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총 예산은 1억5000만원으로 연간 4만5000여명이 이용한다. 사진은 어린아이들이 서울동물원이 마련한 동물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서울동물원 제공
서울동물원은 해마다 18개가량 동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동물원 동물 교육 프로그램에서 어린이가 동물의 두개골을 관찰하는 모습. 서울동물원 제공
서울동물원은 해마다 18개가량 동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동물원 동물 교육 프로그램에서 어린이가 동물의 두개골을 관찰하는 모습. 서울동물원 제공

서울동물원은 해마다 18개 정도의 다양한 동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총 예산은 1억5000만원으로 연간 4만5000여명이 이용한다. 사진은 서울동물원이 마련한 다양한 동물 교육 프로그램 모습. 서울동물원 제공
서울동물원은 해마다 18개 정도의 다양한 동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총 예산은 1억5000만원으로 연간 4만5000여명이 이용한다. 사진은 서울동물원이 마련한 다양한 동물 교육 프로그램 모습. 서울동물원 제공

국외 선진 동물원은 이미 단순한 ‘관람’에서 ‘교육’으로 운영 방향을 틀고 있는 반면 국내 동물원 교육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한겨레>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국내 공영 동물원 8곳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동물원이 학생과 어린이 등을 상대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봤다. 일부 지역의 동물원은 재정 여건과 단체장의 관심 부족 등을 이유로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대공원 동물원은 2014년부터 동물원 사육사를 희망하는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청소년 꿈 지렛대 바이오 드림’이란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엔 희망자가 없어 프로그램을 시작도 못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진 연간 40명이 참여했다. 울산대공원 관계자는 “올해도 동물원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교육청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희망자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표 동물원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홍보하는 대전오월드 동물원은 사정이 더욱 열악하다. 대전오월드 동물원은 입장료가 서울동물원(5000원·성인 기준)의 두 배가 넘는 1만2000원(성인 기준·플라워랜드 포함)이지만 교육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다. 대전오월드 동물원 관계자는 “2011년에만 38억원 정도 적자를 기록하는 등 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전문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데 재정 여건이 열악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창경궁동물원(1909년)과 부산 동래금강동물원(1967년)에 이어 1970년 국내 세번째로 문을 연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관람객 교육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국내 공영 동물원 가운데 교육 프로그램을 가장 활발하게 운영하는 곳은 역시 서울동물원이다. 캠페인성 단기 프로그램까지 더하면 18개 정도다. 예산도 1억5000만원에, 연간 4만5천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염인영 서울동물원 자연학습팀 주무관은 “동물 똥이나 발자국 등 동물과 직접 접촉 없이 부산물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어린이동물원도 지난해부터 ‘동물 없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시설공단 동물복지팀 박은화 주임은 “동물들이 잦은 접촉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 살아 있는 동물을 교육장에 데리고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신 서울어린이동물원은 동물원을 찾은 관람객에게 안내와 함께 상세한 설명을 들려주는 주슨트(zoocent) 제도를 도입했다.

광주 우치공원 동물원도 지난해부터 주슨트와 같은 개념의 동물생태해설사를 두고 있다. 동물원 직업 탐방교실과 야생동물 생태교실도 운영 중이다. 하지만 2015년까지는 이런 교육 프로그램 자체가 없었다. 2014년 7월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취임한 뒤 우치공원 동물원에 새바람이 불었다. 윤 시장은 각종 교육 프로그램과 동물복지를 위한 시설 개선 등에 2019년까지 15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현재 진행 중이다.

광주 시민들은 우치공원 동물원의 변신을 반기고 있다. 지난 7월 생태교실 희망자 40명을 모집했는데 이틀 만에 마감됐다. 지난 3월 160명 모집을 시작한 직업 탐방교실도 20여일 만에 마감됐다. 지난달 10일 여름방학 야생동물 생태교실에 참여한 김소연(광주 계림초 4학년)양은 “해설사 선생님 설명을 들으면서 동물원 관람을 하니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영우(광주 건국초 5학년)군도 “해설사 선생님과 펠리컨, 공작새, 사슴, 원숭이, 뱀 등을 봐서 좋았다. 다음엔 겨울방학 생태교실을 신청해 눈이 오는 날 동물을 관찰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 우치공원 동물원의 1년 교육 프로그램 예산은 3700만원에 불과하다. 지자체가 운영 중인 동물원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동물생태해설사와 직업 탐방교실, 동물생태교실 운영 등의 변화가 가능한 셈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의 지원을 받은 전북 전주동물원도 지난해 9월 동물생태해설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전까진 광주 우치공원 동물원과 마찬가지로 교육 프로그램이 전혀 없었다. 충북 청주동물원은 2007년부터 강의실에서 멸종위기종 등을 교육하고 동물사로 이동해 먹이를 주는 모습을 관찰하는 등 야생동물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한 번에 20여명씩 소규모로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에 지난해 160여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 한 해 예산은 450만원에 그쳤다. 임동수 청주시청 축산과 주무관은 “지역의 작은 동물원이다 보니 예산 한계 등으로 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재정 지원만큼 철학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동물교육 교재를 만들었던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전진경 이사는 “동물이 사는 모습, 생명의 향연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교육이다. 그래서 동물원 1차 교육의 초점은 (동물복지에 반하는 현재) 전시 행정을 바꾸는 데 있다”며 “체험학습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 쉽게 동물을 만지고 즐기는 생태체험을 교육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 동물원 교육의 최종 목표는 동물에 대한 존중 의식과 긍정적인 태도 갖추기”라고 강조했다.

박수혁 최우리 기자 p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