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시민단체 활동가 고소를 규탄하는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달 18일부터 24일째 항의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독자 제공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용광로 안전밸브(브리더) 개방에 대한 면죄부를 전남도로부터 받은 뒤 환경단체 관계자를 고소한 일로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지역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보복’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시민단체 활동가 고소를 규탄하는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0일 광양제철소 소본부 앞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전국 1위인 광양제철소는 시민단체를 겁박하지 말고, 광양만녹색연합 박수완(49·여) 사무국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박씨가 경찰 조사를 받은 지난달 18일부터 24일째 광양·순천에서 거리시위를 이어왔다. 이들은 “포스코가 환경단체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 활동가를 괴롭히고, 공익활동을 위축시키려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광양제철소는 지난 1월 전남도에서 예고했던 조업정지 처분을 철회한 뒤 곧바로 박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광양제철소는 “지난해 7월 ‘광양 대기에서 측정한 철 농도가 8대 도시의 50~80배에 이른다’ ‘정전 때 코크스 주입구 천여곳이 개방돼 일산화탄소가 다량 배출됐다’고 발표해 인터넷 매체 2곳에 기사화됐다. (박씨가) 회사를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알려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광양경찰서는 지난 5월18일 박씨를 조사했다. 경찰은 이달 안에 조사를 매듭짓고 사건을 검찰로 보낼 방침이다.
10일 아침 전남 광양시 중마동 일대에서 펼쳐진 항의시위. 포스코 광양제철소 시민단체 활동가 고소 규탄 공동대책위원회 제공
사건 송치를 앞두고 시민단체에서 서명운동을 시작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대책위는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 제철소가 지나치게 나온다. 해석을 두고 이견이 나오자 ‘광양의 철 농도가 납에 견줘 50~80배 높다(포항 64배)’로 고친 바 있다. 정전 사고 때도 환경당국은 제철소의 정상 처리 주장을 믿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박씨도 “지난해 7월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다 6개월이 지난 뒤 뜬금없이 고소했다. 회사를 비방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활동의 목적은 오염의 저감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포스코 쪽은 “건전한 비판은 받아들이지만 박씨는 지난해 수차례 허위 사실을 배포해 시민의 불안을 조장했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으려고 부득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전남도는 지난해 2월26일 새벽 광양제철소의 굴뚝에서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됐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에 나섰다. 도는 두달 뒤 대기환경보전법을 위반했다며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사전 통지했고, 광양만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는 광양제철소를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전남도는 지난 1월 “개방은 화재·폭발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라고 태도를 바꿨고, 이에 따라 검찰도 광양제철소를 무혐의 처분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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