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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시대의 풍경 담은 영화들

등록 2016-12-12 14:16수정 2016-12-12 14:49

[이용철의 별점왕]
<무현, 두 도시 이야기> 다큐멘터리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배급 위원회 제공
<무현, 두 도시 이야기> 다큐멘터리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배급 위원회 제공
<무현, 두 도시 이야기> ★★★

한국 다큐멘터리에 매겨진 별점을 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몇몇 예외를 빼면 대체로 별점이 3개로 통일되어 있다. 그나마 그건 별점이 매겨진 작품의 경우다. 2016년에 개봉한 한국 다큐멘터리의 편 수는 대략 16편 정도다. 이중 아예 평가가 없는 방송 다큐멘터리들이 있는가 하면, <거미의 땅> <그림자들의 섬> <자백>처럼 각별한 평가를 받은 작품도 있다. 그 외의 작품에 대해서 평단은 고만고만한 점수를 매긴 뒤 빠져버린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독립영화 진영에서 만들어지는 다큐멘터리의 수는 예상 외로 적지 않다. 장편만 치더라도 한 해에 50편을 훨씬 넘는다. 개봉은커녕 영화제에서 다 선보이기도 벅찬 현실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은 다큐멘터리 작업을 계속한다. 상업영화들이 좇는 달콤한 주제에서 멀리 떨어져 인간과 사회와 자연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작업에는 일종의 숭고함이 숨 쉰다. 대중의 희미한 관심을 받으면서도 올곧은 태도로 작업하는 그들에게 일단 지지와 박수를 보내게 되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완성도다. 열악한 환경 탓일까, 주제를 뛰어넘는 모양을 갖춘 다큐멘터리는 찾기 힘들다. 그래서 평자들은 적당한 지점에서 타협하기를 선택하는데 그게 별점으로 치면 3개에 해당한다. 근작 중에선 <무현, 두 도시 이야기>가 그러하다. 국민의 열광적 지지를 얻고 있는 전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조명한 첫 작업이기에 제작진은 좀 더 심혈을 기울였어야 했다. 제작진은 제작 환경을 모르고 하는 섭섭한 소리라고 대응할지 모르겠으나,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노무현의 열광적 지지자들이 쓴 러브레터 이상이 아니다. 애정 고백 앞에서 역사와 민중은 소외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평단이 매긴 평균 점수에 대해 제작진은 지지와 비판의 뜻을 동시에 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 손자 베스트> 인디플러그 제공
<우리 손자 베스트> 인디플러그 제공
<우리손자베스트> ★★★★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올해 개봉한 다큐멘터리 가운데 제일 높은 흥행을 기록한 작품이다. 나는 이 영화의 흥행이 박근혜를 비롯한 인물들의 국정농단을 목격한 대중들의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우연하게도 어떤 영화는 시대 상황에 의해 주목받는다. 그런 이유라면 <우리손자베스트>에 더 큰 관심이 갔으면 한다. <우리손자베스트>는 ‘헬조선’이라 불리는 한국의 초현실적인 현실 상황을 그린 풍경화다.

이용철 영화평론가
이용철 영화평론가
현실 바깥의 웹에서 현실을 지지고 볶으며 희화하는 백수 청년과 밤낮으로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반공 애국 노인이 만난다. 즉, ‘일베’ 청년과 ‘어버이연합’ 노인의 랑데부인 셈. 그들의 애국 활동 곁으로 청년 가족의 우스꽝스러운 행태가 전시된다. <귀여워>(2004)로 데뷔한 김수현의 영화는 얼핏 무정부적인 헐렁함으로 채색된 것 같지만 기실 아주 독하고 센 영화다. 코미디를 가장한 호러영화, 혹은 그 반대이기도 한 <우리손자베스트>를 본 평단의 반응도 다행히 나쁘지 않다. 대체로 별 3.5개 정도의 평가를 내렸다. 김수현의 영화를 사랑하는 나는 별 4개를 투척했는데, 대중성을 생각하면 3.5개 정도가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영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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