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 <리얼콜라보>
[2010 한국대중음악상] 장르분야 수상작
그동안의 희한한 관행 깬 새 증표 그간 한국의 아르앤비(R&B) 음악들이 했던 시도들은 그다지 다양하지 않았다. 솔풀한 발라드이거나, 끈적한 발라드이거나, 기교가 화려한 발라드이거나, 그나마 진일보했다면 힙합이나 펑키 비트가 결합된 형태가 거의 다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올해 대중음악상의 아르앤비 후보들은 다른 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아졌다. 어느 해인가는 시상에 필요한 다섯 명의 후보조차 채우지 못했을 만큼 허울뿐인 장르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제는 (많지는 않지만 적어도) 상을 받지 못하는 후보가 아까운 생각이 들 정도의 앨범들이 경합을 벌이는 장르가 됐다. 그리고 라디의 <리얼콜라보>는 한국에서도 아르앤비 장르가 좀더 전문적이고 참신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증표가 된 앨범이다. 멜로디에 연연하지 않는 힙합 비트와 깔끔하고 정제된 사운드는 아르앤비일수록 멜로디와 가창을 강조했던 그간의 (희한한) 관행을 깼음은 물론이요, 훨씬 듣기 좋은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이전에 없던 독특한 형태가 아님에도 아르앤비라는 장르에서 이와 같은 기지를 발휘했다는 점이 참신했으며, 시도만큼 결과물도 좋아서 더욱 빛이 난 앨범이다. 이호영 선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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