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급등지역 다주택 많아
37명은 100채 이상 가져
37명은 100채 이상 가져
서울 강남구에 자기 집을 가지고 있는 10가구 가운데 2가구가 다주택 가구(2주택 이상 보유)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 목동, 경기 용인·분당·평촌 등 집값 급등을 주도한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은 모두 다주택 가구 비율이 수도권 평균보다 높았다.
<한겨레>가 13일 심상정 의원(민주노동당)이 발표한 ‘상위 100명 주택소유 현황’과 통계청의 ‘가구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5년 8월 현재 서울 강남구에서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는 6만9529가구 가운데 1만5167가구(21.8%)가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 가구였다. 이는 수도권의 56개 기초자치단체 중 다주택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이다. 또 서울시 평균 다주택 가구 비율 10.3%의 2배가 넘는 수치다.
강남구 다음으로는 △용산구(15.4%) △송파구(15.2%) △종로구(14.7%) △서초구(13.3%) 등의 차례로 다주택 가구 비율이 높았다.
경기도에서는 집값 폭등 지역 중 한 곳으로 지목되고 있는 용인시가 다주택 가구 비율(13.1%)이 가장 높았다. 용인시의 다주택 가구 수는 1만6264가구로 수도권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3주택 이상 보유 가구 수를 보면, 강남·서초·송파구 등 3개구가 9292가구로 서울시 전체 3주택 이상 보유 가구의 29.3%를 차지해, 다주택 가구의 강남 집중 현상을 보여줬다. 경기도의 경우도 용인·성남·안양시 등 ‘버블 세븐’ 지역의 3주택 이상 보유 가구 수가 경기도 전체의 28.9%를 차지했다.
남기업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다주택자가 집을 팔도록 유도하기 위해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강화해 온 정부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주택 관련 세금 정책을 후퇴시키려는 한나라당의 태도도 다주택자들의 주택보유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심상정 의원은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국내 주택보유 상위 100명이 소유한 주택 수는 총 1만5464채에 이르고, 상위 37명까지가 100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심 의원 쪽은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이들 중 70% 이상이 주택 임대 사업자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조사 시점의 주택보급률은 105.9%로 집이 72만3천가구나 남아돌았지만, 1700만명이 셋방살이로 떠도는 것은 일부 부유층이 집을 지나치게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집 부자들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제한 △신규 아파트 분양 제한 △보유세와 임대소득 과세 강화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집값을 안정시킬 것을 제안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