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중 미국인구 비율
선진국 중 유일하게 인구증가, 3억번째 아기는 누구?
`수퍼사이즈' 미국, 지구환경에 재앙 우려
`수퍼사이즈' 미국, 지구환경에 재앙 우려
에너지 소비 4.9배, 물 사용 2.7배, 이산화탄소 방출 5배, 쓰레기 배출 2배. 세계 평균에 대비한 미국인 1명의 평균 소비·배출 양이다.
1620년 메이플라워호로 대서양을 건넌 영국 청교도 102명이 동부해안에 내려 역사가 시작된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이 이번 주에 3억명째 인구를 갖게 된다. 정확히 몇날 몇시에 어디에서 태어난 아이가 3억명째인지, 그 아이가 합법적 시민 신분일지 불법이민자의 자식일지는 알 수 없다. 1915년 1억명을 돌파한 뒤 경제적 번영과 쇄도하는 이민자로 42년만인 1967년에 2억명이 되고, 39년만에 다시 1억명을 추가하게 된 것이다.
3억명의 미국, 축복인가 재앙인가?=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1일 중국과 인도에 이은 세 번째 인구 대국 미국의 이런 인구학적 도달점이 축하받을 일인지 걱정을 들어야 할지 상반된 목소리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산업선진국 대부분이 인구 감소로 고민하지만, 연 0.9~1% 증가율의 미국은 그런 걱정에서 자유롭다. 인구 증가가 튼실한 경제성장에 이롭다는 분석도 설득력있게 제기된다. 브루킹스연구소의 그레그 이스터브루크는 인구 증가에 따른 자연 파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자원을 게걸스레 소비하고 나쁜 물질은 많이 뱉어내는 생활양식은 ‘수퍼사이즈 미국’에 우려스런 시선을 던지게 한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환경과인구센터의 빅토리아 마컴 소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식품, 집, 땅, 자원에 왕성한 소비욕을 보이는 생활양식과 더불어 미국은 ‘수퍼사이즈’ 나라가 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어느 때보다 ‘보다 많은 것보다 많은’ 것을 추구하는 게 현대 미국의 성격이며, 미국인들 일상을 받쳐주기 위해 보다 많은 자연자원이 쓰일수록 자연계에는 심대한 충격이 가해진다”고 말했다. 세계 평균보다 3배 많은 육류를 먹는 미국인들은 6명 중 1명꼴로 비만에 시달리고, 과도한 소비 행태는 에너지 확보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2043년에는 4억명=세계 에너지 소비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은 지구온난화 대응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해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유럽보다 쓰레기 배출량이 1.7배 많은 것도 과소비의 그림자를 보여준다.
미국의 인구 증가보다 미국식 길을 걷는 중국과 인도가 더 걱정스럽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구정책연구소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중국 경제가 매년 8%씩 성장하면 2031년에 미국의 2004년 소득수준에 이른다며, 인구 증가까지 감안하면 중국은 현재 전 세계 차량 대수(8억대)보다 많은 11억대의 차량을 보유할 것으로 예측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미국 인구가 2043년에 다시 1억명을 추가한다는 게 대체적 예측이라고 전했다. 미국 인구는 현재 매일 8천명씩 늘고 있고, 이민이 인구 증가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2000년 69%이던 비히스패닉계 백인 비율은 2050년에 50.1%로 줄고, 히스패닉계는 188% 늘어 인구의 24%가 된다는 예상도 나왔다. 이 신문은 또 젊은 세대의 거부감이 훨씬 덜해, 갈수록 인종간 짝짓기가 늘 것으로 내다봤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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