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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반이민·난민’ 행정명령에 미국은 ‘혼돈, 혼선, 분노’

등록 2017-01-30 16:30수정 2017-01-30 23:17

영주권자 입국 허용 놓고 갈팡질팡
시리아 난민들 미국 정착 꿈 날아가
아이티 업계·대학도 비상
미국 전역서 이틀째 시위 이어져
“혼돈, 혼선, 분노.”

미국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난민 행정명령’ 서명 뒤 미국 안팎에서 벌어진 상황을 이렇게 세 단어로 규정했다.

유예기간도 없이 기습적으로 실행된 행정명령으로 입국금지 대상 7개국 여행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가 미국 공항에서 곧바로 추방되거나, 난민 허가를 받아 미국에 들어왔다가 다시 쫓겨나야 할 처지의 사람들도 적지 않다. 특히 난민들은 고국으로 돌아가면 정치적 박해를 받을 수 있어 위기감이 더하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가장 큰 혼란을 겪은 이들은 7개국 출신 미국 영주권자들이었다. 오래전에 합법적으로 정착해 이미 미국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잠시 고국에 들렀다가 돌아오지 못하거나 공항에 억류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란 출신 영주권자인 한 여성은 “테헤란에 어머니를 보러 왔다가 워싱턴으로 돌아가려고 두바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탔는데, 이륙 직전 미 교통안전국 요원이 기내에 들어오더니 내리라고 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영주권자에 대해 ‘입국 금지→선별적 입국 허용→입국 허용’ 등 사흘 동안 오락가락했다.

오랫동안 미국 이민을 준비한 뒤, 이제 막 이집트 카이로에서 뉴욕행 비행기를 타려던 이라크인 푸아드 샤리프(51) 가족 5명은 행정명령 실행 직후 탑승을 거부당했다. 샤리프는 “(이라크에서) 집도, 차도 다 팔고, 직장도 그만뒀다”며 “특별 이민비자로 테네시주 내슈빌에 정착하기로 돼 있는데, 트럼프가 우리 가족의 삶을 망가뜨렸다”고 어쩔 줄 몰라 했다.

미국 입국을 준비중이던 시리아 난민 암마르 사완(40)도 “모든 꿈과 희망이 물거품이 돼버렸다”고 한탄했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2만7천여명에 이르는 시리아 난민의 미국행이 좌절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난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한 여성이 29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넌 해고야!’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난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한 여성이 29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넌 해고야!’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정보통신업계와 대학 등에도 비상이 걸렸다. 인도 출신 구글 최고경영자 순다르 피차이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100명 이상의 직원이 행정명령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외국에 있는 직원은 즉시 귀국할 것을 지시했다. 프린스턴대학도 학생과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당분간 외국 여행을 삼갈 것을 권고했다.

트럼프 행정명령에 대한 항의 시위는 연이틀 미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입국금지 대상 7개국 국민들이나 난민들이 공항에 억류·구금돼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8일부터 시위대들은 공항으로 집결하고 있다. 28일 뉴욕 제이에프케이(JFK) 공항과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는 각각 수천명의 시위대가 집결했다.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시위에 참석한 미국인 폴 블레어는 29일 <유에스에이 투데이>에 “정말로 잔인한 정책이다. 미국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발해 앞으로 5년간 전세계에서 난민 1만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슐츠는 “우리가 그렇게 오랫동안 당연시했던 시민의식과 인권이 공격을 받고 있다”며 “미국의 양심과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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