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소말리아 남부 항구도시 키스마요에 도착한 에티오피아군 병사들. 소말리아 과도정부와 에티오피아 연합군은 이슬람 반군이 장악했던 키스마요를 탈환했다. 키스마요/AP 연합
에티오피아 등에 업은 과도정부 반군 일소
15년 혼란 종식 기대 속 게릴라전 우려도
15년 혼란 종식 기대 속 게릴라전 우려도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15년 내전은 종식될 수 있을까?
<에이피>(AP) 통신은 1일(현지시각) 소말리아 과도정부와 에티오피아 연합군이 소말리아 내 이슬람 반군의 최후 거점인 키스마요를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2004년 미국 등의 지원을 업고 탄생했으나 유명무실했던 소말리아 과도정부가 이웃 나라 에티오피아의 힘을 빌려 6개월 동안 중·남부 지역을 장악했던 반군인 이슬람법정연대(UIC)의 통치 지역을 장악한 것이다. 급반전 상황이 1991년 이래 계속되고 있는 내전의 종식으로 이어질지가 관심거리다.
알리 모하메드 게디 과도정부 총리는 1일 “소말리아에서 반군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그는 현지인들에게 반감을 사고 있는 에티오피아군의 철수를 위해 국제평화유지군 파병을 요청하는 한편, 수도 모가디슈 지역 씨족들과 종교지도자들을 만나는 등 영향력 확대를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도정부는 2일부터 전국에 무장해제령을 내렸다.
수천명의 이슬람 반군들은 키스마요를 비우고 케냐 국경 인근 밀림지대로 피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반군 지도자 셰이크 샤리프 아메드는 이에 앞서 케냐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말리아 과도정부가 이슬람 반군 축출에 성공했지만 통치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에티오피아 외교관들은 소말리아가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처럼 기나긴 게릴라전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가능성을 지적했다고 <비비시>(BBC)가 보도했다. 키스마요 지역의 반군 지도자는 “우리가 패배하더라도 우리는 반란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2003년 이라크에서 유엔 대변인 활동을 했던 살림 로네는 26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이 재난에 시달리고 있는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간의 전쟁을 부추긴 것은 경솔한 짓”이라며 “이슬람법정연대를 축출하더라도 이 지역 전체는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부 도움 없이 과도정부가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에티오피아는 소말리아에서 이른 시일 안에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유엔은 지난달 초 소말리아에 아프리카평화유지군 파병을 결의했으나 우간다,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파병 유보 의사를 밝혔다. 아프리카 분쟁 전문가인 맷 브리덴은 <비비시>와의 인터뷰에서 “과도정부는 모가디슈 거주민들에게 인기가 없다”며 “힘있는 씨족의 도움 없이 반군의 공백을 메우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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