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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필리핀서 산사태 1700여명 사망·실종

등록 2006-02-17 18:58수정 2006-02-18 02:02

레이테 섬 권사우곤 마을
500가구 전체 파묻혀
수업중 초등학교도 덮쳐
필리핀 중부 레이테섬의 한 마을에서 17일 오전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 적어도 200명이 숨지고 1500명 이상이 실종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필리핀 적십자사의 리처드 고든 총재는 이번 사고가 이날 오전 10시45분께 레이테섬 남부 세인트 버나드 읍의 귄사오곤 마을에서 발생했으며, 500여 가구와 초등학교가 들어선 마을 전체가 토사에 파묻혀 형체를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고 수습에 나선 민방위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는 4구의 주검밖에 수습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마을로 진입이 힘들어 정확한 피해 상황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집이 진흙에 밀려 다른 동네까지 떠내려 가는 등 마을이 흔적도 없어졌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현지 텔레비전도 산사태가 마을과 농경지를 덮치면서 진흙에 뒤덮인 논밭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구조대들은 삽을 들고 매몰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곳을 파고 있으며, 진흙에 뒤덮여 눈만 빠꼼한 어린아이들을 안고 뛰거나 들것에 실어나르는 모습이 어지럽게 이어졌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일부 생존자 가운데 한 사람인 다리오 리바탄은 한 라디오와의 회견에서 “마치 산이 폭발하는 것 같았으며, 순식간에 모든 것이 무너져버렸다”며 사고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이어 “눈깜짝할 사이에 서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참혹했던 사고 순간을 기억했다.

고든 총재를 포함한 적십자사 관계자들도 사고 당시 초등학교에는 수백명의 어린아이들이 수업을 하고 있었다면서, 현재로서는 피해자 수가 추산치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희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현지에서 취재 중인 기자들도 수백채 넘던 마을 가운데 지금은 불과 몇 채만이 형체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며, 나머지는 모두 파묻힌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그나시오 분예 대통령 대변인도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구조대가 현장에 급파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방부와 적십자도 헬기와 탐색견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로제테 레리아스 레이테 주지사도 텔레비전 방송과의 회견에서 사고 현장에는 지난 10일 동안 폭우가 쏟아졌으며, 이미 20명 이상이 산사태로 목숨을 잃은 상태라고 밝혔다.

레리아스 주지사는 또 이번 참사에 앞서 계속된 집중호우로 사고 발생 지역 주민 상당수를 사전에 대피시켰으나 많은 주민들이 비가 그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이날 오전 귀가했다 참변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또 주의원인 에바 톰솔도 사고 직전까지 귄사오곤 마을에는 25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었으나 현재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가옥 수는 세 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6명의 주민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마을주민 2500여명 가운데 1천명 가량이 실종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는 가장들이 일을 나간 사이 집에 남아 있던 어머니들과 자녀들을 포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인근 두 마을이 산사태에 매몰돼 주민 3천여명이 긴급히 대피했다.

한편, 레이테섬에서는 1991년에도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6천여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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