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영국하원의 무리한 연봉인상요구에 여론 ‘들썩’

등록 2006-12-04 13:51수정 2006-12-04 15:08

영국 하원의원들이 연봉을 무려 66%나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은 3일 하원의원들이 현재 6만277파운드(한화 약 1억1천만원)인 연봉을 10만파운드로 올려달라는 요구안을 임금 조정 기구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자신이 제시한 인상안이 보건의나 위원회 의장 등 다른 공공분야 근로자들의 임금과 유사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연봉 인상안이 수용될 경우 하원의 임금 관련 예산은 3천900만파운드에서 6천500만파운드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지난해의 경우 646명의 의원들이 8천670만파운드의 비용을 청구했으며 업무 수당으로 각각 13만4천파운드를 수령했다. 이 외에도 전기와 난방, 관리비, 식품 보조비와 직원 급료로 매년 72만6천파운드의 세금이 투입되는 실정이다. 국민들은 그러나 하원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물가 상승률을 훨씬 뛰어넘는 연봉 인상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국립의료원(NHS)에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2.5파운드를 약값으로 보조해달라는 캠페인을 진행해온 키스 터너(68)씨는 의원들의 연봉 인상 요구에 대해 "넌더리가 난다"며 "약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매년 1천파운드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이들의 요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세 자녀를 둔 앤 마리 로저스(54)씨는 "의원들이 그만큼이나 요구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국가는 엉망이고 길거리에는 노숙자가 넘치는데 연봉인상을 요구하다니 이 나라가 미쳤나보다"고 말했다.

의원들 가운데서도 이러한 요구가 너무 무리라는 지적이 나왔다. 몇몇 보수당원들은 10만파운드 인상안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희박하며 7만5천파운드 정도가 적정한 목표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 대변인은 "고든 장관이 하원을 포함, 모든 정부 기관들이 임금 인상 요구와 관련해 규율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원들은 연구원과 비서, 기타 직원들의 임금은 물론 공식적인 출장과 사무실 비용, 사무용 물품, 우편, 컴퓨터 등의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또 은퇴 후에는 넉넉한 연금이 제공돼 26년간 의원직을 행한 한 하원의원의 경우 매년 4만파운드의 연금을 받게 됐다.

이들은 또 지난달에는 자신들에게 1억6천800만파운드가 지급되도록 하는 연금 개정안과 통신비용 신설안을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국민들은 매년 60만파운드를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 마틴 벨 전직 하원의원은 "하원의원이 된다는 것은 특권"이라며 "국민들이 정치인의 행태에 환멸을 느끼는 이런 시점에 연봉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