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연방보안부(FSB) 전직 요원이 독극물 중독 의혹으로 사망한 것과 관련해 그의 죽음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차 24일 핀란드 헬싱키를 방문중인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불행하게도 그의 죽음이 정치적인 도발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리트비넨코가 독극물에 중독됐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그는 "영국 의사들의 소견서에는 강압적인 죽음이 아니었으며, 그런 성격(독극물 중독)으로 예단할 수 없다고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리트비넨코가 사망 이틀 전에 자신(푸틴)을 비난하는 유서를 남긴 데 대해서도 "왜 생전에 그것이 발견되지 않았을까"라면서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영국 관련기관이 어떠한 정치적 의혹도 발생하지 않도록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전직 기밀요원으로 영국에 망명한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43)는 청부 살해된 러시아 여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사건의 배후를 캐던 중 지난 1일 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쓰러져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왔으며 지난 23일 밤 상태가 악화돼 숨졌다.
서구 언론은 이 과정에서 러시아 당국이 리트비넨코가 여기자 청부살해의 진실을 폭로하는 것을 막고자 음식에 독극물을 주입해 그를 사망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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