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헌법재판관 인사청문 절차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무산과 관련해 20일 민주노동당이 한나라당을 비난하며 국회 본회의 표결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청와대도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국회에 헌법재판관 인사청문 요청서를 추가로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임채정 국회의장은 오는 28일께 국회 본회의를 다시 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전 후보자 인준을 둘러싼 절차상 논란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전효숙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보내기로 했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변인은 “우리의 잘못을 인정해서 그렇게 한다기보다는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입장에서 다시 한번 재판관 인사청문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절차적 미비점만 해소되면 남는 것은 ‘정치적 판단’으로 찬성과 반대를 표시하는 일뿐”이라고 말해, 한나라당이 국회 법사위 논의에 응하지 않더라도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리면 참가할 뜻을 내비쳤다.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당 내부 권력다툼으로 헌재소장 임명절차가 지연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전 후보자 본인이 스스로 사퇴하거나 대통령이 임명을 철회하라는 기존 태도를 고수했다. 주호영 공보부대표는 “청와대의 헌법재판관 인사청문 요청은 또다른 혼란과 갈등의 시작일 뿐”이라며 “법사위의 인사청문 절차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처리 지연 문제와 관련해 참모들에게 “(야당이) 절차상 하자를 말한다면 따를 수 있는 필요한 절차를 다 밟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어 “(요구하는 법 절차를 다 충족시켰는데도) 야당이 전효숙이라서 안 된다고 반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그것은 야당 스스로 법 절차를 어기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석규 신승근 황준범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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