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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개헌 동력·명분 쌓기 ‘긴급처방전’

등록 2007-03-08 19:29수정 2007-03-08 23:59

노무현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헌법개정시안 발표에 즈음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헌법개정시안 발표에 즈음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 대통령 ‘유보’ 왜?
언론 관심 유도·정치권 압박 효과
제안 거부 땐 ‘독자 발의’도 가능

노무현 대통령의 8일 ‘개헌 발의 유보’ 제안은 개헌 논란의 현실적 한계를 인정한 긴급 처방전 성격이 강하다.

노 대통령은 1월9일 개헌 담화를 시작으로 ‘4년 연임제 개헌’의 절박함과 역사적 정당성을 역설했지만 ‘개헌 필요성 공감, 그러나 노 대통령 임기내 개헌 반대’라는 여론의 벽 앞에서 한계를 절감해 왔다. 더욱이 언론과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개헌은 점차 잊혀진 의제로 전락하면서 개헌 발의를 위한 기본 동력조차 상실할 상황에 직면했다.

이번 제안은 결국 이런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다시 한번 개헌의 동력과 명분을 확보하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자신의 제안을 임기내 개헌이라는 ‘최선’ 대신, 다음 정부에서 개헌 실현이라는 ‘차선’이라도 얻기 위한 양보라는 점을 역설한 것은 그런 속내를 드러낸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과 유력 대선 주자들에게 ‘믿을 만한 수준의 개헌 공약’을 개헌 발의 유보의 조건으로 제시함으로써, 추상적으로 ‘다음 정부에서 개헌’을 주장해 온 정치권을 압박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과 유력 주자들이 개헌에 찬성하는지, 찬성한다면 언제 어떤 식으로 개헌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다음 대통령 임기 1년 단축’을 개헌 공약의 진정성을 담보할 필수 조건으로 제시해, 대선 주자들을 고민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노 대통령은 회견에서 “아무런 개헌 일정을 제시하지 않은 채 차기 정부에서 해야 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일정과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요청한 노 대통령의 핵심 참모는 “협상의 성패는 대선 주자들이 자신의 임기 단축을 감수하면서까지 개헌을 약속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대통령은 개헌에 동의하는 주자들을 만나 언제든 임기 단축 문제를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임기 단축 약속이 없으면 개헌 발의 철회도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이 이런 제안을 거부하더라도 노 대통령은 크게 밑질 게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이번 제안을 통해 개헌안을 독자 발의할 명분을 축적할 기회를 좀더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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